지난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던 미 증시는 올해도 순탄치 않은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역사적인 미국의 45대 대통령 선거가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체로 대선이 있었던 해에 증시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이 외에도 달러 강세와 유가 하락,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뉴욕 증시 앞에 놓여 있는 장애물들이 산적한 상태다.
대선, 증시 불확실성 고조시키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지난 2015년 다우지수는 연간 2.23% 하락했고 S&P500지수 역시 0.73% 하락하며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7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냈다.
올해는 오는 11월8일 대통령 선거가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마켓워치는 역사적으로 대선이 있었던 해에 S&P500지수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지난 1928년 이후 대선이 있었던 해에는 S&P500지수가 평균 7%에 성장을 해 전체 평균 수익률인 7.5%보다 낮았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했을 때보다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됐을 때 S&P500지수는 더욱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실제로 지난 1928년 이후 대선이 있었던 해에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이 되어야만 했던 해에는 S&P500지수가 평균 4%나 하락했다. 이는 모든 대선이 있었던 해의 수익률인 7%보다 훨신 낮은 것이다.
특히 올해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물러나고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어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전망이 어둡다는 지적이다.
통상 대선이 예정되어 있는 해에는 어떠한 종목들이 대선 결과로 인해 수혜를 받고 피해를 입을 것인지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증폭된다.
브라이언 벨스키 BMO캐피탈마켓 수석 투자 전략가는 “내년 증시에 가득한 불확실성 중에서 대선 역시 또 하나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벨스키 전략가는 내년 S&P500지수가 2100으로 마감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중반에는 조정이 찾아와 S&P500지수가 1800까지도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유가 강달러에 전반적인 기대감 낮아
대선을 제외하고라도 이미 전문가들은 내년 증시 수익률이 미미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USA투데이는 17명의 월가 전략가들을 인용해 올해 S&P500 전망치를 221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마감가인 2044보다는 높은 것이지만 2015년 목표치였던 2225보다도 낮은 것으로 수익률 역시 8.4%에 그치는 것이다.
앞서 마켓워치도 10명의 증권전략가들을 인용해 내년 S&P500지수 전망치를 평균 2193포인트로 제시했다. 이 역시 이들이 제시했던 2015년 전망치 2201포인트보다 낮은 것이다.
전략가들은 내년 증시에 가장 큰 우려감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부양책에 따른 달러 강세를 꼽았다. 달러 강세가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 부담을 주면서 내년 증시의 변동성을 높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낮다. 이제 곧 지난해 4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는 가운데, 이번 실적 시즌에도 에너지와 자본재 부문의 실적 둔화로 S&P500 상장 기업들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소비재 기업 중 25곳이 4분기 실적 전망을 밝혔는데 모두 전문가 예상을 하회했다. 이번주 발표될 기업들의 실적만 봐도 모두 실적 기대감이 낮다. 특히 6일 실적을 발표하는 종자 업체 몬산토의 경우 원자재 가격 하락의 충격으로 15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최근 지속되는 국제유가 하락도 꾸준히 내년에도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 배럴당 20달러 시대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에드 케온 퀀터티브 매니지먼트 어소시에이츠 상무이사는 "2016년도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고 지난해 S&P500 전망치를 가장 근접하게 맞췄던 골드만삭스의 전략가 데이비드 코스틴은 역시 "올해 전망이 밝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나스닥지수만큼은 기대를 걸어 볼만 하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유일하게 연간 5.73% 오르며 상승세로 마감한 나스닥 지수에 대해 CNBC는 "기술주들이 강세를 보여 내년에도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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