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의 시아파 지도자 처형으로 촉발된 사우디와 이란의 종파 분쟁이 중동 전체로 확산되면서 새해 글로벌 정세가 얼어붙고 있다.
4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시민들이 사우
디에서 처형당한 시아파 지도자 셰이크 니므르
바크르 알 니므르 죽음에 반발하는 시위를 펼치고
있다. 사진 / 로이터
4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란과의 교역 관계, 항공편을 단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란과의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한 이후 그 범위를 넓힌 것이다.
이란 항공 당국 역시 사우디 정부의 외교 단절에 따라 해당 항공편을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 정부는 계속해서 사우디 당국이 긴장감을 자극하기 위한 변명거리를 찾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슬람 종교 내에서 수니파와 시아파로 대변되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란 양국이 분쟁을 일으키면서 종파를 둘러싼 중동 전체의 갈등은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날 사우디와 수니파 동맹국인 바레인과 수단도 이란과의 국교 단절을 선언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이란에 주재하는 대사, 장관을 소환하고 외교관 수를 줄이는 등 외교 단절에 동참했다.
전문가들은 양분화된 분쟁이 무력 충돌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란을 중심으로 예맨, 시리아, 리비아 등 시아파 세력까지 분쟁이 확산될 경우 중동 정세가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특히 CNN은 보복성 조치가 이어질 경우 사우디와 이란이 모두 손해를 입는 자기파괴적 전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즈는 중동 지역 갈등은 인권 침해뿐만 아니라 글로벌 정세에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우디의 폭력적 조치로 중동 국가들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며 각국의 불신이 지역 감정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며 긴장 관계를 완화하기 위해 중재에 나서고 있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는 “러시아는 중동 정세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양국 긴장감 완화가 급선무”라고 밝혔다.
터키 정부는 양국 분쟁이 잠재된 중동 지역의 갈등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긴장 완화를 강력히 촉구했다. 프랑스 정부는 양국에 모두 자제 요청을 보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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