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중저가 새 모델로 새해 스마트폰 시장을 열어젖혔다. 그동안 고가의 플래그십 모델로 한 해를 시작했던 것과는 달리 '저렴이폰'을 앞세워 절치부심을 노린다.
지난해 플래그십 모델이 애플과
삼성전자(005930)에 밀려 부진을 면치 못했고, 플래그십 위주로만 전략을 짜다 보니 중저가폰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이 전략의 수정을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시장 흐름 또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불황과 함께 단말기유통법에 따른 체감 스마트폰 가격 상승 등으로 시장이 빠르게 중저가폰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2016에서 'K 시리즈'를 꺼내들고 성공 가능성을 타진한다. K 시리즈는 조약돌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에, 고성능 카메라와 프리미엄급 UX를 내세운 LG전자의 새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이다.
K시리즈가 글로벌 경쟁터인 CES에서 공개되는 LG전자의 올해 첫 스마트폰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했을 때 LG전자의 전략 변화를 읽을 수 있다. LG전자는 플래그십 모델이 확고히 자리를 잡아야 중저가 파생상품도 프리미엄 효과를 업고 세를 확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반면 플래그십 시장은 애플과 삼성의 양강구도로 고착화됐으며, 이를 틈타 화웨이·샤오미·레노버 등 중화권 업체들이 중저가폰 전성시대를 구가했다.
이에 조준호 LG전자 사장은 지난해 V10 간담회 자리에서 "아무리 프리미엄 제품이 중요해도 보급형이 받쳐주지 않으면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전략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K 시리즈 공개를 앞두고는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라며 아예 의지를 다짐했다.
LG전자가 K 시리즈를 꺼내듬에 따라 스마트폰 라인업은 대화면 플래그십 V 시리즈, 고급 모델 G 시리즈에 이어 보급형 K 시리즈로 재정비됐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국가별·시장별로 제 각각이던 중저가 제품군을 디자인을 강조한 갤럭시A, 실용성을 강조한 갤럭시E,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갤럭시J로 재편한 효과를 톡톡히 누렸듯 LG전자의 전략 변화를 반기는 눈치다. 다만 이미 삼성전자를 비롯해 중화권 업체, 각국의 로컬 업체들이 중저가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강자들의 제품 경쟁력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가격 이외에 소비자를 사로잡는 경쟁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를 위해 기존 프리미엄 제품과 동일한 기능으로 승부를 보려다가는 자기잠식 리스크를 키울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6’에서 공개한 보급형 스마트폰 ‘K7’. 사진/LG전자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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