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칠 전망이다. 든든한 버팀목이 됐던 부품부문이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에 제 역할을 못했다는 분석이다.
7일 각 증권사 및 전자업계 의견을 종합한 결과,
삼성전자(005930) 4분기 영업이익은 6조1000억원에서 6조2000억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업황 악화로 시장 기대치(6조6000억원)를 하회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2014년 3분기 4조600억원으로 바닥을 찍은 뒤 4분기 5조2900억원, 2015년 1분기 5조9800억원, 2분기 6조9000억원, 3분기 7조3900억원 등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예상대로라면 다섯 분기 만에 하락 반전이다.
실적 감소의 주된 이유로는 부품사업(DS)의 부진이 꼽힌다. 지난해 3분기 부품 부문은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4조원을 돌파하며 전체 이익의 60% 이상을 도맡았다. 하지만 4분기 들어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며 3분기 대비 15% 줄었고, 시스템LSI의 출하량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 이에 4분기 반도체 실적은 3조원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3분기 영업이익 9300억원으로 깜짝실적을 내놨지만 LCD를 중심으로 수요 둔화가 지속되고 패널 가격 하락도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이 절반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IT모바일(IM) 부문은 전분기 2조4000억원보다 소폭 줄어든 2조1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중저가 제품 비중이 증가했고, 크리스마스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쇼핑시즌 동안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반면 소비자가전(CE)은 7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직전 분기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쇼핑시즌을 맞아 TV 판매가 급증했고, 냉장고·에어컨·세탁기 등 생활가전이 북미시장에서 선전한 데 따른 결과다.
문제는 올 1분기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둔화 요인이었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D램 시장 규모가 지난해 457억달러에서 올해 388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도 지난해 291억달러에서 올해 262억달러로 감소할 전망이다. LCD 역시 수요 둔화와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50인치 이상 대형 부문까지 가격하락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부품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품 부문의 실적 둔화가 1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1분기 영업이익은 6조원을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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