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금융지주사들이 경영진 워크숍을 잇따라 가지면서 새해 경영전략 짜기에 한창이다. 올해는 계좌이동제와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기업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증가로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더욱 절박하게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KB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은행권 금융지주사들이 경영진 워크숍을 가지고 올해 주요 경영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신한지주(055550)는 지난 8~9일 양일간 경기도 기흥에 위치한 신한은행 연수원에서 한동우 회장을 비롯한 전 그룹사 CEO와 임직원,부서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한경영포럼을 개최하고, 그룹의 중장기 6대 핵심전략과제를 선정했다.
6개 과제는 ▲디지털 금융 ▲글로벌 비즈니스 ▲그룹 운영체계 혁신 ▲리스크관리 업그레이드, ▲전략적 비용절감 추진, ▲강한 조직문화 확립 등으로, 특히 모바일과 해외진출을 미래의 수익원을 지목하고 있다.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은 "작은 변화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시각을 전 세계로 넓히지 못한다면 잉카제국처럼 몰락할 수 있다"며 "리더는 작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 큰 변화를 예감하고 미리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KB금융(105560)도 같은 기간 국민은행 일산연수원에서 윤종규 회장과 각 계열사 대표이사 및 임원 등 100여명이 참여하는 '2016년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을 열고 핀테크 등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전략과 그룹의 비전, 각 계열사별 경쟁력 강화 방향을 논의했다.
특히 모든 경영진이 참석하는 분임토의에서는 온·오프라인 채널 경쟁력 강화, 핀테크의 전략적 활용을 통한 미래금융 경쟁력 확보, 글로벌 경쟁력 강화, 미래성장동력인 자산관리 및 기업투자금융의 역량 강화 등 새로운 수익원과 기회를 찾기 위해 토론과 논의가 이어졌다.
농협금융지주도 지난 8일 자회사 CEO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전략 방향을 논의하고, 농협금융의출범이후 처음으로 '금융의 모든 순간'이라는 그룹 슬로건을 발표했다.
김용환 회장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 금융산업 경쟁 심화 등으로 대내외 경영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리스크관리 강화와 내실있는 경영에 힘쓰되, 글로벌과 시너지 등 성장 여력이 있는 핵심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해달라"며 농협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의 경우 오는 16일 예년과 같이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등 그룹 계열사 임원들과 해외현지 임직원들이 모여 '출발 2016'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김정태 회장도 신년사에서 밝힌 것처럼 변화와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는 현실을 거론하며 "그룹 전체가 진정한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 계열사의 화학적 결합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계좌이동제 확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핀테크 활성화 등으로 금융그룹의 최대 계열사인 은행의 수익구조가 흔들리고 있고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며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는 남다른 각오로 새해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왼쪽부터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 각 사.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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