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가계부채 대책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규제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주택시장이 냉각되고 있다. 전셋값 상승으로 인한 매매전환 수요 증가 외에는 주택시장에 뚜렷한 상승호재가 없어 기대심리가 더욱 위축되는 모습이다. 특히,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황비율) 규제 완화도 7월 종료를 앞두고 있어 시장침체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새해 첫 주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에 이어 약세장세를 계속 이어갔다. 서울과 경기·인천은 가격 변동없이 3주 연속 보합세를 기록했고, 신도시는 0.02% 소폭 하락했다.
특히, 강남 재건축 시장은 0.06% 떨어지며 6주 연속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김포한강(-0.18%)과 판교(-0.10%) 등 일부 지역은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거래도 뚝 끊긴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920건으로 하루 평균 160건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월 평균 거래량 220건과 비교해 27.3%나 줄었다.
서성권 부동산114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계속되던 관망세가 해를 넘긴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며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강화 등 향후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 투자심리 위축으로 재건축은 물론 일반 아파트값도 상승세를 멈추고 한산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주택시장 위축국면이 새해 들어 하락폭이 커지고 거래량이 주는 등 더욱 가속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계절적 비수기에 금리인상 가능성, 대출규제, 공급과잉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떨어져 향후 반등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윤향은 광명 조은부동산 대표는 "지난해에는 가격이 올라도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수요자들이 많아 매수 우위의 시장이 펼쳐지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며 "그러나 지금은 전셋값이 너무 올라서 '어쩔 수 없이 사야하나'라고 생각하는 일부 수요자 이외에는 매도에 큰 관심이 없다. 실수요자만으로 상승세를 이끌기는 역부족이다"고 전했다.
주택시장 위축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주택담보대출 상환압박과 총량규제, 금리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침체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장 다음 달 부터 수도권에서는 가계부채 대책 실행으로 상환능력에 따른 대출이 시행된다. 여기에 LTV와 DTI 규제 한시적 완화도 7월 종료를 앞두고 있고,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도 하반기 인상이 점쳐지고 있다.
N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담보대출 시 거치기간이 짧아지는 등 상환 부담이 늘면서 주택시장으로 유입되는 금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출 한도 총액마저 줄어들 경우 주택구입에 나서는 수요자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국내 주택구입자들의 경우 대출 의존도가 높아 하반기 금리인상까지 더해질 경우 시장침체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다음 달 수도권을 시작으로 상환능력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이 시행되고, 7월 총량규제 완화 종료까지 앞두고 있어 주택시장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DTI의 경우 서울 50%, 경기·인천은 60%가 적용되지만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4년 8월 전 금융권과 수도권에 60% 일괄 적용으로 완화했다. 또, LTV는 수도권 50~70%, 비수도권 60~70%이던 것을 전 지역 70%로 적용하고 있다. 이같은 규제완화는 오는 7월말 종료 예정이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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