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세한대(구 대불대) 총장은 지난 10일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과 박주선 의원이 주도하는 통합신당이 각각 개최한 창당발기인대회의 발기인 명단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이 총장은 13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고 해 동의를 한 것은 맞다"면서도 "입당 절차를 밟은 것도 아니고, 개혁을 위해 신당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러 신당 추진세력 간 주도권을 잡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세력 확장을 위해 마구잡이로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상당수 이름이 겹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당 발기인 1978명과 천정배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회의가 지난해 12월13일 공개한 발기인 850여명 중 80여명이 같은 이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회의의 경우 이름만 공개해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적잖은 이름들이 중복된다는 추정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름을 두 곳 모두 걸쳐놓고 왔다갔다 하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추천받은 명단을 스크린하는 과정을 거쳐 발기인으로 선정한 것"이라며 "창당 전까지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주선 의원 측 통합신당 관계자도 "이승훈 총장은 지난해 말 야권통합을 촉구하는 통합신당추진위원회 추진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후 발기인에도 포함된 것"이라며 "우리가 먼저 추진한 일이라 이후 국민의당 발기인에 참여했는지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발기인에 이름이 올랐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민회의에 참여 중인 김성환 전 국무조정실 국정과제관리관은 13일 "신청서를 제출한 적이 없음에도 국민의당 발기인에 포함된 사실을 오늘 아침에야 알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이날 창당준비위원회 조직 인선을 단행했다. 더민주를 탈당한 김한길 의원은 창당준비위 상임부위원장에 임명됐고, 2012년 대선 당시 안 의원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박선숙 전 의원이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최한영·박주용 기자 visionchy@etomato.com
국민의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이 13일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기획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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