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점포 통폐합을 추진하는 동시에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인근 점포를 한 곳에 묶는 방식으로 새로운 영업체계를 본격 가동하고 나섰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점포정리를 단행한 국민은행과 함께 다른 은행들도 영업점 정리에 나서 올해 전국적으로 100여개의 영업점이 사라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11일부터 서울과 경기지역을 비롯해 대전, 대구, 광주, 충북, 전북 등 전국에 걸쳐 영업점 16곳을 폐쇄하고 인근 점포와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이번 조정으로 국민은행 영업점은 지난해 말 1138곳에서 1122곳으로 줄었다.
신한은행은 올해 30~40여개 지점을 통폐합할 계획이며 우리은행도 전국의 우리은행 지점 958개 가운데 30~40개 점포가 더 줄어들 전망이다. KEB하나은행의 경우에도 지난해 하나-외환은행 통합으로 영업범위가 겹치는 30여곳을 통폐합할 예정이다.
대신에 은행들은 기존 점포의 구역 단위를 쪼개어 그룹화하는 방식으로 영업망을 다변화시키고 있다.
국민은행은 전국 영업점을 '파트너십 그룹(PG)'으로 묶는 새로운 영업채널을 도입한다. 986개 영업점을 4~11개 단위로 묶어 148개의 PG 아래 두는 방식이다. 지난 12일에 발령이 난 지역본부장들은 이미 각 그룹의 거점 지점으로 출근해 새 시스템 가동에 나섰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PG장은 지역본부장으로서 대부분 기존의 수석지점장들이 맡는다"며 "영업망을 보다 소그룹화 함으로써 유기적인 협업 체계를 갖추고 개별 영업점이 갖기 어려운 기업금융, 자산관리 등에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주 인근 영업점 6~7개를 그룹화해 하나로 묶는 '커뮤니티' 체계를 도입했다. 전국 899개 점포를 평균 6개씩 묶어 총 120여개로 그룹화한 것이다. 커뮤니티 영업점은 기업, 외환, 자산관리 등 각 분야별 특수성에 따라 운영된다.
농협은행의 경우 최근 '허브앤스포크(Hub&Spoke)' 방식으로 영업점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1170개의 지점 가운데 거점점포(Hub)를 만들고 연계점포(Spoke)를 아래에 두는 방식으로 묶어서 시너지를 극대화시키는 모델이다. 농협은행은 영업망 변경으로 올해 약 7개 지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과 핀테크 확산에 따라 비대면 채널 거래가 증가하면서 점포 통폐합이 불가피하다"며 "대신에 고객이나 점주권 중심으로 영업망을 재편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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