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하루 만에 1900선까지 밀렸다. 외국인 매도세가 심화된 가운데 옵션만기일 부담까지 가세하면서 지수의 하락 압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1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6.27포인트(0.85%) 내린 1900.02로 장을 마쳤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2%대 하락하고, 나스닥 지수는 3%대 급락한 여파가 국내 증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이 1210원대로 오르면서 가속화된 외국인 자금 이탈도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794억원을 내다팔았고,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도 6224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510억원, 2960억원을 사들였다.
옵션만기일을 맞아 출회된 프로그램 매물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 차익거래 87억원 매도, 비차익거래 2969억원 매도를 포함해 전체적으로는 3056억원 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장 중 1.8%까지 하락해 1880포인트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장 막판 기관이 매수 우위로 돌아서면서 코스피 1900선은 간신히 지키는 모습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약세로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졌고, 지난해 말 유입된 금융투자계 물량도 만기일을 맞은 증시에 부담을 줬다”며 “기업 실적이 좋았다면 버틸 수 있었겠지만 지난 주 발표된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고, 전체 실적 컨센서스도 하향 조정 중인 추세라 대외 악재에 출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2.84포인트(0.41%) 내린 683.19로 마감됐다.
대내외 여건이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당분간 보수적 대응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배 연구원은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의 의미가 약화된 시점이라 투자자들은 향후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코스닥 시장도 바이오주 중심의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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