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류석기자] 최근 기존 멀티 채널 네트워크(MCN) 사업자들 뿐 아니라 전통적 방송사업자들도 MCN 영역으로 손을 뻗으면서, MCN 2.0이 부상하고 있다. MCN 2.0 시대를 맞아 각 MCN들은 차별화된 콘텐츠 생산과 나아가 수익 확대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 네이버, 구글 같은 IT기업들은 MCN 플랫폼 경쟁에 나서고 있으며, MCN 전문 기획사를 표방하는 회사들도 여럿 생겨났다.
MCN이란 1인 혹은 중소 콘텐츠 창작자들과 제휴해 마케팅, 저작권 관리, 콘텐츠 유통 등을 지원하고 이들이 얻는 광고 수익을 나누는 신종 콘텐츠 사업을 말한다.
18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보고서 'MCN 2.0 시대'에 따르면 방송사업자도 기존 플랫폼에서 탈피해 MCN으로 영토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고서에서 조영신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MCN 시장은 기존 영상 유통 채널들과는 독립된 영역"이라며 "TV나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온라인에서만 볼 수 있는 그런 콘텐츠가 바로 MCN"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서는 MCN 2.0 시대를 맞아 MCN 업체들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MCN은 콘텐츠의 품질 등을 감안할 때 기존 영화나 방송 등의 사업자들과 비교해 열위에 있다. 때문에, 유료방송보다 콘텐츠의 값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돼 있고, 광고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는 제작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버티고 있지만, 경쟁자들의 난립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 이에 해외 MCN들은 단순히 광고 수익에서 벗어나 새로운 그림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섬니스TV. 사진/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드림웍스가 3300만 달러에 인수한 MCN '오섬니스TV'는 콘텐츠 유통을 모바일과 온라인에만 국한하지 않고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2015년 2월에는 넷플릭스에 자체 시트콤 '리치 리치‘를 공급했고, 3월에는 버라이즌과 OTT 서비스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2015년 3월에는 자체 제작 영화 'Shovel Buddies'를 위해 Flim 360과 제휴하는 등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MCN 풀 스크린은 오리지널 콘텐츠의 해법을 창작자에서 찾았다. 2015년 1월 영화 제작을 위해서 'Full Screen Film'을 선보인 것이다. 또 올해부터는 신진 작가와 감독, 배우가 등장하는 시리즈물·영화·팟캐스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2014년 9월 AT&T가 풀 스크린의 지분을 인수한 바 있어, 풀 스크린 OTT에 대한 AT&T의 지원 여부도 관심을 끈다. 장기적으로 풀 스크린은 자체 콘텐츠를 확보하고, 독자적인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고민 중이다.
이렇듯 해외에서는 MCN이 방송 콘텐츠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매김했다면, 국내는 이제 막 MCN들이 주류 시장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상황이다. 때문에 MCN들의 수익화 움직임도 상대적으로 더디다. 또 해외와는 다르게 국내 전통적 방송사업자들은 새로운 MCN 업체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하기 보다는 직접 MCN을 설립해 운영하는 방식을 택해,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MBC는 SMC란 MCN 업체를 설립했고, MBC 플러스는 코코넛이란 업체를 설립해 운영중이다. TVN, Mnet 등 인기 방송채널들을 보유하고 있는 CJ E&M은 지난해 MCN인 '다이아 TV'를 출시했다. 조영신 연구원은 "영향력이 큰 사업자가 진입한다는 점에서는 시장의 반응이 있을 것 같지만, 역설적으로 그들에게는 방송 콘텐츠를 만들던 노하우는 있지만 이 시장에 대한 문법에는 약하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홍역을 좀 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MCN은 시청자의 관심을 이미 잡았고, 이제는 확장을 해나갈 시기"라며 "올해는 그것을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이고, 국내 MCN 사업자의 여러 모습들이 2015년과는 확연히 달라지는 MCN 2.0 시대가 열리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석 기자 seokitn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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