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리스크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올 초 중국의 금융시장 불안과 함께 최근 중국 경제가 25년 만에 연 7% 성장을 의미하는 '바오치 시대'의 막을 내렸다는 게 공식 지표로 확인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위기의 진앙지'로 떠올랐다.
당장 우리나라도 수출 타격은 물론 하루가 다르게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향후 중국발 금융 불안이 산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리스크는 실물 경제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중국의 내수시장 확대를 겨냥한 수출 전략과 국내 외국인 자금 이탈 방지 등 국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사전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1일 국제금융센터와 민간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주식시장은 폭락을 거듭하면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중국 주식시장은 지난해 8월 사상 초유의 폭락 사태를 보인 가운데, 올 1월에도 급격하게 무너지면서 서킷브레이커(주가 급등 또는 급락 시 주식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가 연일 발동됐다.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14.2% 떨어졌고, 역내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1.5% 하락했다.
중국발 리스크에 글로벌 외환시장은 연일 요동치고 있다. 이미 세계 경기둔화 우려가 팽배한 긴장감 속에서 저유가 지속과 중국 불안이 맞물리니 큰 폭의 혼조세가 거듭되는 양상이다.
한국만 보더라도 국제유가 하락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 대외 악재로 연일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0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8.1원 상승한 1214.0원으로 마감해 지난 14일 1213.4원을 뛰어넘어 5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코스피도 전날보다 44.19포인트 내린 1845.45로 장을 마쳐 중국 증시 폭락으로 휘청였던 지난해 8월 24일(1829.8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이 내놓은 경제성장률 공식지표는 암울한 경제에 더욱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9일 "2015년 연간 성장률이 6.9%로 집계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지난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8%로 연간 성장률보다 떨어져 '올해부터 본격적인 불황에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불을 지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당장 수출이 걱정이다. 중국이 본격적인 '중속(中速) 성장' 기조로 진입한 것과 함께 수출에서 내수로, 전통 제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전환하는 구조 개혁을 함께 추진하고 있어 우리 경제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중국발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천용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속 성장 시대의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지역적으로 경제벨트를 강황하는 중국시장을 겨냥해 대 중국 지역별 진출 전략을 마련하고 소비재의 차별화 전략 및 국내 소재·부품 등 중간재의 수출 경쟁력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발 리스크 확대에 대응해 국내 금융시장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중국 내수시장 위축 등 실물 부문의 리스크에 따른 국내 소비, 투자 등 내수시장 위축 가능성에 대비하고 중국의 증시 불안, 위안화 평가절하 등 금융 부문의 변동성 확대가 지속되므로 국내 외국인 자금 이탈 방지를 위한 사전적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최근 중국 주식시장은 폭락을 거듭하면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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