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동부하이텍이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익을 거뒀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그간 동부그룹 구조조정 일환으로 동부하이텍 매각이 추진됐지만 실적 개선이 큰 폭으로 이뤄지면서 '홀로서기' 가능성도 높아졌다
동부하이텍(000990)은 11일 지난해 매출액 6666억원, 영업이익 125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17%, 174% 개선됐다. 1997년 창사 이래 첫 연간 순이익(1158억원)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동부하이텍과 거래하는 팹리스 반도체 업체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과 평판TV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반도체 주문량이 급증했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스마트폰 전력반도체와 터치스크린칩, 보안카메라용 이미지센서, UHD TV용 디스플레이 구동칩과 관련된 수주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중고급형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삼성페이용 마그네틱보안전송(MST) 칩 양산도 맡았다. 때문에 공장가동률은 지난 2014년 70% 중반대에서 지난해 90%로 상승했으며, 현재 90%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동부하이텍은 웨어러블·사물인터넷(IoT) 등 신사업 분야의 매출 증대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실적 호조와 재무구조 개선 덕에 동부하이텍의 몸값은 급등했다. 주가는 지난해 초 4200원대에서 이날 1만385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매각보다 독자생존 가능성이 힘을 받고 있다. 채권단도 사실상 매각 카드를 접고 재무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향후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몸값이 비싸지면서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이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독자생존으로 가더라도 반도체산업 특성상 향후 대규모 설비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직 산은 남았다.
동부하이텍 부천공장 전경. 사진/동부하이텍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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