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이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샤프앤드돔(MSD)과 고지혈증 복합제 '로수젯'의 해외진출을 추진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로수젯 출시를 위해 특허권자인 MSD로부터 에제티미브에 대한 특허 사용권리를 획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로수젯은 대표적인 고지혈증 치료제인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가 결합된 복합제다. 둘다 고지혈증의 주요 위험인자인 LDL-콜레스테롤을 억제하는 약제로, 두 성분을 같이 사용하면 치료 효과가 더 높아진다. 이 같은 복합제의 시장성을 높게 본 국내 20여개 제약사는 복합제 개발에 착수했지만 에제티미브의 특허기간이 남아 있어 오는 4월까지는 시장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로수바스타틴은 특허가 만료됐다.
반면 한미약품은 MSD로부터 특허 사용권을 획득해 경쟁사보다 6개월 정도 먼저 제품을 발매할 수 있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로수젯은 한달 반만에 약 5억4000만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단순계산으로 올해는 최소 5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허 사용권을 넘기는 대신 로수젯을 도입하게 되는 MSD는 새로운 고지혈증 복합제 라인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이익이다. MSD 입장에선 경쟁약물 로수젯을 글로벌 경쟁사에 넘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보다는 자사 라인으로 확보하는 편이 더 낫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MSD의 고지혈증 복합제 1호 '바이토린'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바이토린은 2014년에는 15억달러(약 1조7950억원)가 팔린 MSD의 간판품목으로 로수젯과는 경쟁약물이다. 바이토린보다는 로수젯이 후발약물로 시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평가돼 MSD에겐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이미 MSD는 한미약품의 복합제를 도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시킨 경험도 있다. 한미약품과 MSD는 2009년 '코자엑스큐'에 대한 글로벌(유럽, 중동, 중남미, 중국 등)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코자엑스큐는 한미약품이 개발한 '아모잘탄'과 쌍둥이약이다. 아모잘탄은 국내서 700억원대가 팔리는 대형약물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로수젯의 라이센싱을 조건으로 MSD로부터 국내 특허사용권을 받은 것"이라며 "MSD의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해서 계약이 다소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밝힐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답변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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