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조원대 적자를 기록한 조선업계와 글로벌 공급과잉 등 대외적인 악재로 위기를 맞은 철강업계
기업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국내 경쟁업체와 협력함으로써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두산중공업과 해양플랜트 기자재 국산화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지난 4일 체결했다. 해양플랜트 설계기술과 생산기술을 공유해 해양플랜트에 설치되는 핵심 기자재 6종을 함께 개발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기술 등은 해양 플랜트에 이용할 여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이라는 브랜드가 A/S 및 트랙레코드 부분에서 수주에 이롭게 작용할 수 있고, 원가절감 효과도 덤으로 노릴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협력을 통해 다양한 기자재를 개발하면서 제품 및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룰 수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22일 동국제강과 신강종 개발을 위한 첫 회의를 열었다. 포스코는 고급강에 해당하는 월드프리미엄(WP)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동국제강은 신강종 개발을 추진하기 위한 의도다. 구체적인 분야는 가전용 TV프레임 소재 EG용 DDQ급 신강종이다.
업계 차원에서 힘을 모으는 일도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지난해 말 '조선해양산업 인력양성체계'를 수립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해양플랜트에 대한 경험 미숙으로 10조원대의 손실을 낸 조선3사의 사정과 무관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2014년과 2015년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했다고 볼 수 있는 업체들이 해당분야에 대한 엔지니어등의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한 틀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 및 철강재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업계는 후판 분야에서 힘을 모으고 있다. 최근에 철강협회 내에 '불공정 후판대응 분과위원회'를 발족했는데, 단일 품목을 대응하기 위해 분과위원회가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존이 가장 우선시되는 요즘 환경에서 다른 업체와 협력하는 것은 한쪽의 이해만 있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양사의 이해가 반드시 맞아 떨어져야 진행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현대중공업과 두산중공업은 경남 창원시 두산중공업 게스트하우스에서 해양플랜트 기자재 국산화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사진/현대중공업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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