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개성공단 통해 북한 핵개발 사실상 지원”
신뢰성 타격받은 주장 고수…야 “안보리결의 위반 인정하나”
2016-02-16 15:01:43 2016-02-16 16:58:01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최근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국민들의 단합과 국회의 단일된 힘이 북한의 의도를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국론 통일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연설에서 “북한의 도발로 긴장 수위가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는데 내부 갈등과 분열이 지속된다면, 대한민국 존립도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더 이상 북한의 기만과 위협에 끌려 다닐 수는 없으며, 과거처럼 북한 도발에 굴복해 ‘퍼주기식 지원’을 하는 일도 더 이상 해서는 안된다"며 공세적 대북정책을 예고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에 대해 “개성공단을 통해 지금까지 총 6160억원의 현금이 달러로 지급됐지만, 그 대부분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우리가 북한 핵·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지원하게 되는 이런 상황을 지속되게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거짓말 논란’과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 논란’에 휩싸인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주장과 동일하다. 홍 장관은 전날 개성공단 임금이 핵 개발에 쓰였다는 자신의 기존 주장에 대해 “확증은 없다”고 물러선 바 있다. 그러나 그처럼 신뢰에 치명상을 입은 주장을 박 대통령이 다음날 국회에서 다시 꺼내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논평에서 “(핵 개발을 지원했다고 주장함으로써) 대통령 스스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어서 국제적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을 하면서 최우선으로 했던 것은 우리 기업인과 근로자들의 무사귀환”이었다며 “최단기간 내에 안전 귀환을 위해 결정 과정에서 사전에 알릴 수 없었고, 긴급조치가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에 따른 정부의 여러 법적 책임을 '국민 안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피하려는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법률전문가들은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이 헌법 제23조의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에 해당하는 결정으로, 법률에 따라 재산권 제한과 보상을 했어야 하지만 정부가 그러지 않아 법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박 대통령은 피해 기업인들에게 “정부의 적극지원”을 약속했지만 ‘법적 보상’이 아닌 ‘보험을 통해, 경제계와 함께’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등에 규정된 법적 실체인 개성공단을 정부가 법에 정해진 절차를 따르지 않고, 국회의 사전 동의도 없이 중단시킨 것은 헌법 제76조 ‘긴급재정경제명령’과 ‘긴급명령’에 해당한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지체 없이 국회의 사후승인을 얻어야 하나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개성공단 중단 등과 관련해 국정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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