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정부가 추진중인 자유무역협정(FTA)이 전체 무역수지 적자규모를 되레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정부는 이른바 '스파게티볼현상'으로 불리는 FTA의 이같은 부작용을 감추기에 급급, 빈축을 사고 있다.
7일 주승용 민주당 의원(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은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제출한 '우리나라의 FTA체결 현황과 문제점'이란 보고서에서 "이미 FTA를 체결한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 4개 경제권 가운데 싱가포르를 제외한 3개 경제권과의 무역수지가 체결이후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칠레의 경우 FTA 체결 직전인 2003년 수출이 5억2000만달러, 수입이 10억6000만달러로 무역적자는 5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2008년에는 수출이 30억3000만달러, 수입은 41억3000만달러로 무역적자가 11억달러에 이르러 5년만에 적자규모가 2배이상 급증했다.
지난 2005년 7억3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던 EFTA와의 무역수지도 지난해 16억2000만달러로 역시 2배이상 확대됐다. ASEAN의 경우에도 지난해 10억6000만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22일 'FTA추진현황과 기대효과'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체결한 FTA로 수출증가율은 연 평균 21.8~42.4%에 이르는 높은 수출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미국, 유럽연합(EU) 등 거대경제권과의 FTA가 발효되면 추가적인 교역 확대도 예상된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주 의원은 "재정부가 FTA성과를 (과도하게) 부풀리기 위해 무역수지 적자는 감춘 채 수출증가만 강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성과 알리기에만 바쁘고, 근원적인 문제해결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FTA 발효후 경제적 성과에 대한 보도자료를 발표하면서 체결국에 대한 수출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밝혔을뿐 수입증가와 무역수지 적자 실태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주 의원은 "현재 진행중인 미국, EU, 인도 등과의 FTA 체결도 스파게티볼 현상으로 FTA 체결로 인한 기대효가가 크게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 의원은 "국가별 무역수지 증감 현상을 면밀히 분석해 이후 추진될 EU, 미국, 인도 등과의 FTA체결과정에서 문제점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상대국에 대한 정보공개와 교육,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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