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틀어지는 선거일정…총선연기론 현실로?
선거구획정 없이 재외국민명부 작성할 판…여당 “쟁점법안과 같이 처리”
29일 본회의 처리 약속했지만 테러방지법 연계하면 무산 가능성
2016-02-21 14:42:11 2016-02-21 14:42:11
여야 대표의 합의로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오는 29일 개최하기로 했지만, 20대 총선 일정에는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 만약 이날 본회의에서도 선거구 획정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4·13 총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괜한 말이 아닌 상황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여야는 일단 오는 22일 회동을 갖고 선거구 획정을 비롯해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 4법 등 쟁점법안을 놓고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주말 동안 양당 원내대표가 쟁점법안 타결을 위한 당내 논의를 거친 뒤 22일 쯤 다시 회동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은 여야가 합의한 선거구 획정과 북한인권법을 먼저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테러방지법과 서비스산업법, 노동 4법 등 모든 법안을 함께 처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새누리당은 서비스산업법과 노동 4법은 이견이 지속될 경우 선거구 획정안 처리 이후로 미룰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현재 쟁점은 테러방지법 합의 여부로 좁혀진 상태다.
 
여야는 이미 예정된 23일 본회의에서는 각 상임위를 거쳐 법사위에 회부된 80여건의 법안만 처리하고 나머지 쟁점법안은 29일 본회의로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 물리적으로 22일 하루 만에 모든 쟁점법안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울러 2월 임시국회 종료가 내달 11일이기는 하지만 선거구 획정이 이달을 넘길 경우 재외국민선거명부 작성을 포함한 전반적인 총선 일정이 틀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미 23일 선거구 획정안의 본회의 처리가 불발될 것이 기정사실화 하면서 문제를 예고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4일 재외선거인명부 작성을 시작한다. 이날까지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존 지역구대로 명부를 작성한 후 선거구가 획정되면 다시 수정해야 한다. 오류와 혼선을 피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 마지노선인 29일까지 선거구 획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총선 연기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지난 19일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23일이 지나면 4·13 총선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여야는 마지막까지 선거구 획정과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고 있어 22일 회동이 잘 풀리고 29일 본회의 처리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장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21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도발위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테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야당이 주장하는 국민의 인권, 더 나아가 우리 국민의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집단은 국정원이 아니라 바로 북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명백한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물면서 국가 정보기관을 사찰·범죄 의혹집단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것이 지금의 야당”이라며 “눈앞에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불량국가를 마주한 국가의 제1야당의 믿기 힘든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새누리당이 당장 시급한 선거구 획정보다 반민생법안들의 통과가 먼저라는 황당한 주장을 연일 펼치고 있다. 선거구 무법상태가 지금 두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민생을 위한 것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도 없는 오히려 민생에 역행하는 쟁점법안들을 민생법안이라 우기며 이것을 볼모로 선거구 획정 문제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테러방지법은 평범한 국민들의 인권을 무차별적으로 침해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반민생법”이라며 “국정원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게 된다면 그야말로 반민생 아닌가”라고 역설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만난 뒤 더민주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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