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우리경제의 완전한 회복시점에 대해 "내년 하반기면
정상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아직도 세계경제는 위험이 내포돼 있어 경기회복이 지속가능하도록 하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해 아직 긴장을 풀 때가 아님을 강조했다.
또 출구전략 시점에 대해 "세계경제 회복과 민간부문의 경제활성화 속도를 봐가면서 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대담 = 김종화 정책팀장]
-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겪어온 위기극복과정은 비교적 순조롭다. 아직까지도 위험요소가 있지만 다른나라와 비교했을 때 우리의 경제성과는 괄목할 만 하다. 그 결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빠른 위기극복을 이룰 수 있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고 또 최근 국가신용평기관에서 한국경제에 대해 상당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우리경제에 대해 평가하는 것도 다 이런 배경이 있다.
◇ "세계 경제 아직 위험 내포"
- 이점에서 지금 우리가 가장 예의주시해야 할 부분은.
▲ 그 동안 우리 경제정책 당국에서 비교적 선제적이고 효율적인 정책집행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선제적이란 미리 준비해서 재정 및 금융의 조치를 취했고 효율적이란 측면은 재정에 있어서 조기집행을 한다던지 그런 정책적 효과가 확산되는 노력을 많이 했다. OECD 회원국을 비롯해 다른 나라도 여러가지 정책을 추구했지만 정책효과면에서 우리가 상당히 우수한 효과가 있다. 다만 아직도 세계경제 위험이 내포해 있다. 세계금융질서가 정상화되진 않았고 또 한편으로 세계교역량도 회복을 못한 상황에서 우리의 수출도 아직 큰 회복을 못했다. 이런 측면에서 경기의 바닥은 지났지만 경기회복이 지속가능한 회복을 이루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
- 출구전략 시점은 언제라고 보나.
▲ 출구전략 용어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 경제정책이 경제회복이 꾸준하게 진행되는 것이지 어느날 갑자기 정책에 큰 변화, 지금부터 출구전략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단지 우리가 경제회복과정에 있어서 몇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일부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등 어떤 측면에서 보면 경제가 불균형 측면이 있다.
이런 불균형 해소를 위해 정책이 급변한다기 보다는 경제회복 과정에 있어서 부분적으로 미시적인 정책을 통해서 미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구전략 논의도 경제회복 과정을 좀 더 지켜보면서 정책의 선회를 언제할 것이냐는 것은 세계경제 회복과 우리 민간부문의 경제활성화 속도를 봐가면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 확장적 재정정책 유지에 대한 판단은.
▲ 상반기 경제회복과정을 보면 정부 주도하의 경제회복과정이라 볼 수 있다. 다시 말씀드려서 민간 소비라든지 설비투자는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보긴 어렵다. 어느 정도 민간의 회복을 촉진하는 입장에서 정부의 이러한 확장적 재정정책은 당분간 견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그런 과정에서 민간의 회복이 뒤따르게 되고 불균형적인 측면은 미시적인 미조정을 통해서 조정해 나가면 된다고 보고 있다.
- 재정건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 재정의 건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경제상황이 어떠한지 보고 판단해야 한다. 지금 시점에서는 고용감소, 실질임금 감소, 또 경제 회복 효과가 서민까지 안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감세라든지 지출 증가는 불가피하다. 경제가 회복하게 되면 그에 따른 세수 증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확장적인 재정정책, 다시 말해 감세라든지 법인세 감세를 통해 소비투자를 진작시킨다든지, 서민 중심의 일자리 정책은 결국 필요한 정책이다. 그러한 경우에 상충되는 재정건전성 문제는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인다든지 세수 내의 구성을 바꿔줌으로써 세수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결국 세수의 증대를 위해서 고소득층이라든지 또는 전문직종의 세원의 확보를 통해서 세수를 보완적으로 증대시키는 것도 감세와 상충되는 것 같이 보이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둘을 같이 취급할 수밖에 없는 그런 입장에 있다.
-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정부 역할은.
▲ 앞으로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정부주도하의 구조조정은 어떤 면에서는 불가피하다. 특히 기업의 구조조정은 유동성의 문제라면 어느 정도 유예가 필요하지만 그게 아닌 경쟁력이 없는 기업에 대해서는 퇴출구조를 마련해주고 그런 기업을 보다 생산적인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그런 구조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위기상황에서는 정부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고 시간이 지나서 민간이 자생적인 구조조정을 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은 정부가 그 자생적인 구조조정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맞다.
- 노사관계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한가.
▲ 기본적으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의 문제다. 우리경제에 있어서 생산잠재력을 가장 높이는 것은 인재를 적소에 배치해 생산성을 최대로 높이는 것이다. 채용도 이뤄지고 인재를 활용해야 되지 않겠나. 그런 점에서 노사관계가 경직돼선 안된다. 그말은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언제든지 어떤 직군에서든지, 어디서든 쓸 수 있게 정부가 장치를 마련해줘야 한다. 그것이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다. 선진국의 경우 노동시장이 유연한 나라와 경직된 나라를 보면 특히 위기시 대응능력이 차이가 난다. 노동시장이 경직된 나라는 그 만큼 대응능력이 약한 것이다. 그것을 교훈 삼아서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새로운 구조조정의 형태로 연결돼서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이제 확실히 경기가 회복됐다"고 판단할 수 있는 시점은 언제인가.
▲ 지금 경제 현상에서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하나는 경기가 회복하는 속도와 하나는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냐. 또 하나는 경제활동의 수준이다. 지금 회복됐다는 것은 적어도 최악의 경우에 비해 빠른 속도로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지 수준은 정상에서 많이 떨어져 있다. 예를 들어 금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1%내외라고 보면 그말은 작년에 비해 1원도 경제규모가 늘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금 속도에서는 빠르지만 정상 부분 보다는 낮다. 노력하지 않으면 속도에 맞춰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경기가 회복됐다, 안됐다 하는 것을 우리 경제 수준이 정상수준에 도달했느냐 이렇게 판단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경기가 바닥보다는 나아지고 있지만 그 수준은 아직 정상수준에 많이 못 미치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되겠다. 그렇게 보면 내년 하반기면 우리경제가 완전히 회복됐다, 정상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KDI 국제정책대학원 경영학석사(MBA)과정을 폐지키로 했는데 말들이 많다.
▲ 대학원에 소속된 학생이나 교수는 아쉬움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보다 큰 시각에서 바라보면 과연 국민의 세금을 어떻게 쓰는 것이 바람직한지 생각해야 한다. 앞으로 KDI대학원은 민간부문에서 하고 있는 MBA에 치중하기 보다는 앞으로는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도 커지고, 우리나라의 발전경험을 다른 나라에 전수하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어떻게 보면 KDI대학원이 발전적인 그런 도약을 한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MBA중심보다는 정책과정, 발전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에 치중해야 되고 그런 것이 국민의 세금을 비롯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면에서 재학생, 졸업생, 교수분들이 많이 이해를 하리라고 본다. 가장 수월적 입장에 있는 부분이 어디냐. 그것은 MBA보다 정책과정이라고 보고 경쟁력이 있고 장래성이 있다고 본다.
◇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주요 약력
▲ 1950년 충북 청주 출생 ▲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 서울대학교 행정학 석사 ▲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경제학 박사 ▲ 행시 14회 ▲ 세계은행(WB) 근무 ▲ 재정경제부 예산심의관 ▲ 경제정책국장 ▲ 국고국장 ▲ 국민경제자문회의 사무처 기획조정실장 ▲ 세무대학장 ▲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위원 ▲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위원 ▲ 공공기관(공기업ㆍ준정부기관) 경영평가단장 ▲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 KDI원장(2009. 4)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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