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테러방지법에 반대하는 야당의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이 24일 내내 계속됐다. 23일 오후 7시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이 시작한 필리버스터는 24일에는 국민의당 문병호·더민주 은수미·정의당 박원석 의원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국회법이나 정치일정상 끝없이 법안처리를 지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국회법 106조 2항은 ‘무제한 토론을 실시하는 중에 해당 회기가 종료되는 때에는 무제한 토론은 종결 선포된 것으로 본다. 이 경우 해당 안건은 바로 다음 회기에서 지체 없이 표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회기 종료 후 새누리당이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한다면 법안 처리를 시도할 수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2월 임시국회 회기가 계속되는 3월 10일까지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하면 다음 회기에는 바로 상정돼 처리한다”며 “시간의 문제지 처리되는 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여야가 우여곡절 끝에 합의한 선거구 획정안이 26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라는 점도 야당으로써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의장께서 선관위에 25일 12시까지 선거구를 획정해 제출해달라고 공문을 보냈다”며 “획정안이 오면 26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도록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재외국민 선거인 명부 작성에 차질이 생기고 지역구 예비후보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필리버스터로 인해 선거법 처리가 더 늦어지면 더민주에게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민주는 아직까지 필리버스터 지속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25일에 토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토론에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자료를 놓고 고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만 협상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테러방지법 자체가 아니라 법안에 담겨있는 국가정보원의 국민인권 침해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 원내대표와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 와중에도 물밑협상을 통해 합의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새누리당 이철우 정보위 간사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표단-국회 정보위 소속 위원 연석회의에서 원유철 원내대표에게 서류를 전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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