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허허'말고 '하하호호' 주세요
'하·호' 번호판 허용 이후 '허' 비중 급락
2016-03-01 15:03:03 2016-03-01 15:03:03
렌터카를 대표하던 '허' 번호판이 눈에 띄게 줄었다. 늘어나는 렌터카 수요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가 도입한 '하·호' 번호판에 대한 높은 선호도와 '허' 번호판 소진 시기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상반기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렌터카용 허 번호판 비중이 지난해 말 20% 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신규 계약의 경우 한자리수 대까지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3년 3월 허만 허용하던 렌터카 번호판을 하와 호까지 확대 적용했다. 해마다 늘어나는 렌터카 수요에 허 번호판 소진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신규 번호판이 도입되자 허 번호판에 대한 고객들의 기피 현상은 두드러졌다. 국민 3명당 1명 꼴로 자가용을 보유하게 되면서 소유물이 아닌 '빌린 차'라는 인식에 한 눈에 렌터카임을 알수 있는 허 번호판를 꺼리게 된 것. 반면 비교적 렌터카임이 덜 알려진 하·호를 원하는 고객 수요는 꾸준히 늘어왔다.
 
AJ렌터카는 하·호 번호판이 도입된 2013년 7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약 10개월간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 개인 장기렌터카 신규고객 700명을 대상으로 번호판 선호도를 조사한 바 있다. 당시 조사결과, 고객의 약 67%가 하 또는 호 번호판을 요구하며 낮은 허 번호판 선호도를 보였다.
 
AJ렌터카 관계자는 "신규 번호판 도입 초기의 선호도가 70%에 달했던만큼 많이 알려진 최근 고객 선호도 역시 비슷하거나 그 이상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신규 번호판 도입 3년여가 지나면서 허 번호판의 낮은 비중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롯데렌터카에 등록된 차량 가운데 허 번호판 차량의 비중은 지난 2014년 6월 56%에서 지난해 6월 32%로 줄어든 뒤, 12월에는 22%까지 낮아졌다. 반면 같은기간 하·호 차량 비중은 44%에서 68%, 78%로 점차 늘었다.
 
이같은 현상은 신규 등록차량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AJ렌터카의 최근 3년간 신규 등록 개인장기렌터카 중 허 번호판 비중은 지난 2013년 21%에서 이듬해 2%로 급감한 뒤 지난해 1%대까지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특정 지역에서 기존 렌터카에 유일하게 사용되던 허 번호판이 소진 시점에 도달한 것 역시 하·호 번호판의 비중을 높인 요소로 작용했다.
 
렌터카 업계 관계자는 "렌터카의 경우 차고지가 있는 행정구역에서 번호판 등록을 마치고 이동되는데 국내 주요 렌터카 업체들은 서울·경기지역에 공급되는 차량용 차고지를 대부분 인천 지역에 가지고 있다"며 "서울·경기지역 렌터카가 전국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만큼 해당지역 허 번호판이 빠르게 소진됐고, 이후 신규 차량들은 하·호 번호판으로 출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렌터카 시장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3%의 성장세를 기록, 지난해 4조2000억원의 시장 규모를 구축했다. 향후 3년 정도 역시 유사한 수준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렌터카 번호판에 하·호를 허용한지 3년여만에 허 번호판 비중이 크게 줄었다. 사진은 롯데렌터카 영업소를 찾은 고객이 차량 점검을 받고있는 모습. 사진/롯데렌터카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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