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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006800) 노동조합이 대우증권 소액주주, 시민단체와 함께 LBO(Leveraged Buy Out·차입매수)식 매각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 이후에는 금융위원회에 인수구조의 문제점 등을 알리기 위한 법률의견서를 제출하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 불허를 요구할 예정이다.
대우증권 노조와 대우증권 소액주주, 시민단체는 3일 오후 4시40분부터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LBO식 대우증권 매각을 규탄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 위원장은 “산업은행은 대우증권을 매각하면서 1000억~2000억원을 더 받기 위해 막대한 경영권 프리미엄(1조2000억원)에 대한 부담을 대우증권에 전가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고배를 마신 KB금융지주의 경우 KB지주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끝나는 구조이지만,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미래에셋증권이 산업은행에 지불한 경영권 프리미엄은 돈을 지불한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을 통해 대우증권이 함께 부담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는 '남이 우리집을 사는데 빌린 돈을 왜 우리가 갚아야 하느냐'는 단순한 차입여부의 문제뿐만 아니라 ‘남이 우리집을 산다는데 돈은 우리 보러 내라’는 말도 안 되는 논리”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5일 산업은행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대우증권·산은자산운용 패키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미래에셋컨소시엄(
미래에셋증권(037620),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산업은행이 미래에셋에 매각하는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지분은 대우증권 보통주 1억4048만1383주(43%), 산은자산운용 보통주 777만8956주(100%)이다. 미래에셋은 산업은행과 가격조정협상을 진행 중이며, 3월 중 최종 매매대금을 확정할 계획이다.
그는 “산업은행이 챙기고자 하는 매각대금은 미래에셋증권이 아니라 합병 후 대우증권이 지불하는 것”이라며 “이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다른 주주들의 동의 없이 자회사인 대우증권의 자금으로 매각대금을 챙기고자 하는 탈법적인 횡령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또 “8000원인 주식을 1만7000원이라는 고가에 대주주의 지위를 이용해 대우증권의 자금으로 대주주인 산업은행만을 대상으로 하는 차별적인 고가 유상감자”라며 “국책은행으로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매각방식”이라며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심사 승인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산업은행이 LBO를 통해 대우증권 자금으로 매각대금을 챙기려고 하는 것은 9만명에 달하는 대우증권 57% 기타주주와 앞으로도 회사에서 최선을 다해야할 직원들에게 엄청난 피해만을 가져다 줄 뿐 누구하나 이익이 되는 사람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BO는 사들이려는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빌린 자금을 이용해 해당 기업을 인수하는 인수합병(M&A) 기법이다. 산업은행과 미래에셋증권은 이와 관련해 앞서 여러 차례 LBO식 인수가 아니라고 반박한 상황이다.
대우증권 노조는 산업은행의 LBO식 매각을 강력 규탄하고, 총력 대응할 것임을 확실히 했다. 이 위원장은 “끝까지 법적조치를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산업은행의 LBO식 매각을 막아낼 것”이라며 “끝까지 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에 이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증권 노조는 소액주주, 시민단체와 함께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금융위원회 앞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불허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인수구조의 문제점 등을 알리기 위한 법률의견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다. 앞서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 위원장은 “4월 총선 이후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미룰 수 있도록 최대한 힘을 쏟을 계획”이라며 “여러 가지 법률 의견서를 받고, 이러한 것들을 금융위원회에 제출하는 등 일련의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KDB대우증권 노동조합이 대우증권 소액주주, 시민단체와 함께 LBO식 매각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권준상기자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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