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지역 4·13 총선 예비후보자 면접심사를 진행했다. 이날 심사에선 소위 ‘물갈이론’을 놓고 현역 의원들과 정치 신인들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광주의 정신을 찾겠습니다’라고 적힌 무대를 배경으로 진행된 면접은 서구을(김하중·천정배), 동남갑(김명진·김영집·서정성·장병완·정진욱), 서구갑(김재두·송기석·이건태·정용화·장홍호), 동남을(박주선), 광산갑(김경록·김동철·윤봉근·이상경), 북구을(이태림·임내현·최경환), 광산을(권은희·최선욱·한남숙·고원), 북구갑(국성근·김경진·김유정·진선기·홍인화) 순으로 진행됐다.
전윤철 공천관리위원장은 면접에 앞서 “광주발 정치개혁을 총선을 계기로 전국적 정치혁명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며 “우열을 가리기 힘든 뉴 디제이(DJ)들이 광주에서, 호남 곳곳에서 속출해 공관위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일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어느 거대 정당은 나라를 걱정하는 지식인들 입에서 ‘웰빙적 놀이터’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다른 거대 정당은 ‘정치 자영업자 모임’이라는 빈정거림을 받고 있다”면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거대 정당을 향해 느끼는 환멸을 우리 쪽 관심으로 돌려야겠다는 얄팍한 정치공학적으로 임해서는 안 된다”며 “만일 정치공학으로 임하면 싹을 틔워보기도 전에 사라질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전 위원장은 “4월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아 여의도에 들어갈 국회의원은 그야말로 국민을 섬기기 위한 정치머슴에 불과함을 명심해야 한다”며 “이런 기본적인 사실을 망각하고서는 공천신청도, 공천심사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예비후보자들은 한 목소리로 자신이야말로 당의 총선승리와 정권교체에 기여할 인재라고 자부했다. 그 과정에서 현역 의원들과 비현역인 정치 신인 간 소위 ‘물갈이’를 둘러싼 치열한 설전도 벌어졌다. 광주지역 8명의 현역 의원 중 6명이 국민의당 소속이다.
특히 천정배 공동대표와 서구을 공천을 두고 맞붙는 김하중 예비후보는 “당내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면서 “당 대표와 평당원이 경쟁해서 평당원이 승리할 수 있을 때 우리당이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성 정치인들이) 정치신인들이 진입하는데 장벽을 쳐왔기 때문에 호남정치가 노후화됐다”며 “이번 선거에서 경쟁을 통해 교체를 한다면 교체된 후보들이 호남정치 복원할 것”이라며 천 대표의 소위 뉴 디제이론으로 천 대표를 압박했다.
다른 비현역 예비후보자들도 “지역에서 야당이 무너진 것은 지금까지 해온 현역 의원들의 책임 아니겠나”, “여론조사를 보면 물갈이를 원하는 목소리가 많다”, “전면 혁신을 통해 신인들을 내세워야 한다”며 물갈이론에 힘을 더했다.
그러나 현역 의원들은 무조건적인 물갈이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언론을 통해 수 차례 광주 잔류의사를 밝힌 천 대표는 “현역의원이든 아니든 실질적인 공정한 절차를 통해 후보자가 뽑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선 의원은 “정치는 새로운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면서 “경륜이 있는 정치인과 새로운 세상을 바꾸는 혜안을 가진 사람이 함께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철 의원도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물갈이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 “그렇다고 정치권이 물갈이 여론에 편승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날 면접은 현장에서는 무작위로 추출한 당원과 후보별 지지자 등 600여명이 면접장에 입장해 심사과정을 지켜봤고, 그 모든 과정은 유튜브와 유스트림 등을 통해 인터넷 생중계됐다.
그러나 인터넷 생중계의 동시 접속자 수는 오전 내내 1000명을 넘어서지 못했고, 행사가 마무리되던 시점에 유튜브에서는 불과 400여명이 중계를 지켜봤다. 당 관계자는 홍보가 제대로 안된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지난달 29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총선 후보자 공개 면접 심사 당시 인터넷 생중계 동시 접속자가 최대 수만명이었던 것과 대비됐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국민의당 공천관리위원회는 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4층 컨벤션홀에서 4·13 국회의원 선거 광주지역 예비후보 공개 면접을 진행했다. 사진은 광주 북구갑 국성근·김경진·김유정·진선기·홍인화 예비후보가 면접에 앞서 손을 맞잡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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