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의원들이 바라보는 정치 행위자의 이념적 성향을 분석한 결과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 의원들은 스스로를 보수와 중도 사이로, 야당 의원들은 스스로를 진보와 중도 사이로 규정한 가운데, 유권자의 정치적 성향은 여야 모두 자신보다 중도에 가깝다고 인식했다. 결국 승부처는 중도층 표심이었다.
취재팀이 19대 국회 전체 의원들을 대상으로 '자신을 비롯해 지역구 유권자, 19대 국회, 대통령 등 주요 정치 행위자의 이념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은 결과, 응답한 140명의 의원들은 자신의 이념적 성향에 평균 4.52점을 줬다. 약간 보수에 치우친 중도에 가깝다고 봤다. 평가는 0점에서 7점까지로, 7점에 가까울수록 보수적 성향이 짙다.
지역구 유권자 평균은 4.59점, 19대 국회 전반은 4.58점으로 자신에 대한 이념적 성향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다만 대통령의 이념적 성향은 5.91점으로, 극단적 보수에 가까운 것으로 진단했다.
이를 다시 여야 별로 보면, 응답한 새누리당 의원들(93명)은 자신의 이념적 성향을 보수(5.34점)로 평가했다. 지역구 유권자의 성향은 이보다 중도에 가까운 4.92점으로 인식했다. 당의 정강·정책에서 보수 색채가 두드러진 새누리당이 각종 선거 때마다 좌클릭한 공약을 내세우며 중도층 잡기에 나서는 것은 이 같은 이념적 괴리를 좁히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역시 경제민주화를 토대로 무상보육, 기초연금 지급 등의 복지정책과 민생안정 대책들을 쏟아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또 19대 국회 전반의 이념적 성향에 대해서는 4.55점을 줬다. 전체 의석 절반(131석)에 가까운 야당 의원들의 성향을 감안해 자신보다 중도로 인식했다. 대통령의 이념적 성향은 5.47로, 자신보다 좀 더 보수에 치우쳤다고 판단했다. 대통령을 선두로 새누리당 의원 본인, 지역구 유권자, 19대 국회 순으로 보수적 색채가 옅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 의원들(47명)은 자신의 이념적 성향이 진보(2.89)라고 답했다. 지역구 유권자의 성향은 3.96점으로, 다소 진보적 색깔을 띠는 중도로 파악했다. 새누리당과는 반대로 중도층 표심을 잡기 위해 경제성장 등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19대 국회의 이념적 성향에 대해서는 4.62점을 줘, 여당이 바라보는 시각(4.55)과 차이가 없었다.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새누리당이 대통령의 이념적 성향을 자신들과 같은 범주로 파악한 반면 야당은 6.77로 극단적인 보수로 규정했다. 자신에 대한 이념적 성향과의 괴리는 무려 3.88로 집계됐다. 대통령을 극우 좌표에 놓은 가운데 19대 국회, 유권자, 자신 순으로 이념 성향을 인식했다.
이번 조사를 공동주관한 임채원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리더십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은 "대통령의 이념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인식은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여야의 대립은 대통령의 정치적 성향을 바라보는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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