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선영기자] 미국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며 1달러당 80엔대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주말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한때 달러당 90.20엔까지 떨어졌다. 14일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달러당 90엔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초 95엔대를 기록했던 엔·달러 환율은 한달만에 5엔 가까이 하락했다.
◆ 엔고(高) 원인은?
최근 엔·달러 환율이 90엔 선에 진입한 데 이어 내림세를 지속하는 이유는 미국의 저금리 정책으로 달러캐리 트레이드가 늘어나며 글로벌 달러화 약세가 엔화 강세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 경제나 엔화 동향, 안전자산으로서 엔화가 선호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정권교체에 성공한 일본 민주당이 "엔화 강세를 사실상 묵인할 수 있다"는 기대와 새 정부가 출범하지 않은 상황이므로 시장개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엔화 강세의 또 다른 요인이다.
◆ 조만간 80엔대로 추락?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ㆍ엔화 강세 추세가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90엔대 붕괴가 머지 않았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주 외환시장에서 달러 약세로 인해 엔화 수요가 늘어나며 1달러당 90엔대 환율이 약 7개월 만에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1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일본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올 연말 엔·달러 환율이 1995년 7월 이후 최저수준인 85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카미 가즈유키 미쓰비시UFJ은행 조사역도 "이번주 일본 새 내각이 공식 출범해 환율시장에 대한 견해를 표명하기 전까지 엔화 강세는 더 지속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 팽배해 있는 추세적인 재료도 엔화 강세로 기울어져 있어 연내 엔화값이 최대 85엔대까치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엔고(高) 현상, 일본 경제회복에 걸림돌
이러한 급격한 엔고(高) 현상은 회복 조짐을 보였던 일본 경제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나카하마 도시히로 다이이치생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엔화가 달러당 10엔씩 상승하면 국내총생산(GDP)을 1년 만에 0.26%, 2년째는 0.47% 끌어내릴 수 있다"며, "수입가격 인하 효과도 있지만 수출 기업의 타격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 증시도 엔고(高) 경계심 확산
증시에도 악재로 부각되고 있다. 급격한 엔화 강세로 상장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우려가 제기되며 닛케이225지수는 이틀째 내리고 있다.
14일 도쿄주식시장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일대비 2.32% 급락한 1만 202.06엔으로 마감했다.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2시19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90.43을 기록 중이며 한때 지난 2월 이후 최저치인 90.18엔까지 밀리면서 지난 2월1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엔·달러 환율이 언제 달러 당 80엔대로 추락하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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