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방북 저지' 비행기 폭파 협박범 항소심도 집유
2016-03-17 10:53:32 2016-03-17 10:53:32
[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인 이희호(94) 여사의 방북을 저지하려고 비행기 폭파 협박을 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마찬가지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부(재판장 이헌숙)는 17일 항공보안법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모(34)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이 여사의 항공기를 폭파하겠다는 거짓 내용을 알려 다수의 경찰 공무원들이 불필요한 안전 및 수색 조치 등을 수행하게 했다"며 "박씨의 행위는 이들에게 착각을 일으켜 경찰관의 범죄예방 및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 등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박씨는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경찰 공무원들의 공무집행에 방해가 될 것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일본으로 출국해 범행 수행 등을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이 여사의 방북을 저지하기 위해 2015년 8월4일경 일본 오사카로 건너가 자신을 북진멸공자유인민해방군이라고 소개하며 '이희호 항공기 폭파 예고, 이희호를 태울 항공편을 폭파할 것입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언론사 게시판에 게시하고 언론사 기자들에게도 이메일을 보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박씨는 이 여사의 방북으로 수많은 구호물품들이 북한의 군비 증강이나 체제유지 강화 등에 사용되고 오히려 북한 주민들의 삶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가 작성한 글로 한국항공공사와 경찰특공대·경찰관 등 100여명이 5일 동안 이 여사가 탑승할 항공사 비행기와 운송될 구호물품 등에 대한 정밀 검사 및 대테러 작전 등을 수행했다.
 
1심은 "박씨의 범행은 수많은 인명피해를 발생할 우려가 있는 등 사회적 파장이 크다"면서도 평소 북한 인권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관련 단체에서 활동을 했던 점 등을 참작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 1년과 사회봉사 200시간을 명했다.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의 북한 방문을 하루 앞둔 지난해 8월4일 자신들을 '북진멸공자유인민해방군'으로 칭한 단체가 "우리 북진멸공자유인민해방군은 이희호가 탑승할 이스타항공 비행기를 폭파할 것을 분명하게 경고한다"고 밝혔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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