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막바지' 대우증권 노조, 대비책 고심…"워스트 시나리오"
2016-03-20 12:00:00 2016-03-20 12:00:00
[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고민입니다. ‘워스트 시나리오’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집행간부들과 다음 주까지 충분한 논의를 통해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입니다.” 
 
미래에셋증권(037620)으로의 매각 절차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KDB대우증권(006800) 노동조합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우증권 노조는 예상했던 것과 달리 금융위원회가 대우증권 인수와 관련된 미래에셋증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이달 안에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지난 18일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사진/권준상 기자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위원장(사진)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워스트 시나리오’라며 “고민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대주주 적격심사가)연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었는데 조금 어려워지는 흐름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깊은 근심이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대우증권 노조는 소액주주, 시민단체와 함께 이달 두 차례(3일, 18일)에 걸쳐 금융위원회 앞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불허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고, 차입매수(LBO) 등 인수구조의 문제점 등을 알리기 위한 법률의견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특히 노조는 지난 18일 집회에서 “금융위가 미래에셋과 대우증권의 합병 시 차입매수(LBO)를 적격성에 반영하지 않는 것은 공무원 조직의 안일한 업무처리 등 배임행위”라며 “합병구조를 감안하지 않은 단순한 미래에셋증권의 지분매입만을 대상으로 대주주적격성을 검토하는 것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하며 다시 한 번 강력 규탄했다. 
 
이 위원장은 “집회 개최 등 아직 구체화된 게 없다”며 “다음 주까지 고민을 해서 추후 대비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단 대우증권 노조는 지난 18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추가적인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다. 
 
대우증권 노조의 이러한 근심은 어느덧 매각 절차가 막바지에 달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이 KDB산업은행과 대우증권의 매매 가격을 2조3205억원으로 확정해 가격조정합의서를 체결한 가운데 금융위가 이달 안에 미래에셋증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미래에셋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발표를 언제 한다고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월29일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서를 접수한 바 있다. 심사는 보통 60일 정도 걸린다. 금융위로부터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게 되면 미래에셋증권은 인수와 관련된 잔금을 납부하고, 대우증권 지분 43%를 인수하면서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한편, 지난 18일 미래에셋증권은 KDB산업은행과 대우증권의 매매 가격을 2조3205억원으로 확정해 가격조정합의서를 체결했다. 이는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12월 본입찰 때 제시한 가격인 2조3853억원 대비 648억원 낮은 수준이다. 
 
산업은행과 미래에셋은 1월25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후 확인 실사 등을 거쳐 최종 매매가격을 조정하는 협상을 진행해 왔는데,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은 대우증권 일부 해외 법인의 영업권의 평가가치 하락 등을 근거로 매매가격 삭감이 필요하다고 요구해 왔고 이를 산업은행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SPA에 따르면 양측은 확인 실사에 기초해 입찰가의 3%(약 715억원) 범위에서 가격을 조정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KDB대우증권 서울 여의도 본사 전경. 사진/KDB대우증권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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