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하나금융투자는 여전히 시장의 근본적 틀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불마켓(Bull Market·강세장)전환은 요원하며 베어마켓(Bear Market·약세장) 지속 가능성에 투자전략 포커스를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고 22일 진단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 상승추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현 기대치를 뒷받침하는 실물경기 측면의 개선세 확인이 중요한데 현재까지 이에 대한 구체적 증거는 희미하기만 하다”며 “또 국내기업의 실적 불확실성과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출주도형 한국경제 특성상 국내증시에서 수출이 갖는 의미는 각별한다”며 “수출이 살아야 기업실적이 살고 실적이 뒷받침돼야 증시의 추동력이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코스피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현재 32조원으로 지난해 4분기 27조5000억원 대비 16.2% 증가할 것으로, 전년 동기(35조6000억원) 대비로는 1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1월 이래로 매월 수출 역성장세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 확정치가 현 컨센서스보다 양호할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며 “확정실적에 뚜렷한 선행성을 보이는 전경련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도 추가적인 실적 부진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급환경에 대한 부분도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이 지난달 15일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만 3조70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러한 추세의 추가 연장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리스크 온(Risk-On·위험자산 선호) 트레이딩 기류 부활을 이끌었던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40달러선에 근접한 이후 일희일비를 반복하고 있고, 국내증시 외국인 러브콜 재개의 선결과제라 할 수 있는 중국 매크로에 대한 시각 역시도 기대보다는 실망감이 앞서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김 연구원은 향후 시장은 베어마켓에서 불마켓으로 근본적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 이상 제한적 반등과 단기 조정이 교차하는 교착상태가 반복될 개연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증시 교착상태가 지속될 경우 시장 투자전략 초점은 낙폭과대주 저점매수가 아닌 실적주·구조적 성장주 중심 고점매도 전략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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