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쿠바 방문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쿠바의 금수 조치를 해제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동의했지만 인권 문제를 놓고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는 카스트로 의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50년전에 했던 것(금수조치)은 더이상 우리 뿐 아니라 쿠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금수 조치를 해제하는 것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구체적으로 금수조치가 언제 해제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쿠바의 정치 민주화와 인권문제, 그리고 관타나모 미군 해군기지 반환과 관련해서는 뚜렷한 입장차를 보였다고 NYT는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쿠바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지만 정치범 문제와 관련된 질문에 카스트로 의장은 "정치범은 없다"며 정치범의 존재 자체를 부인했다.
또한 카스트로 의장은 "만일 쿠바에 정치범이 있다면 명단을 제시해 보라"며 "그렇다면 그들을 오늘 밤 안으로 모두 석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쿠바에서는 여전히 의장과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들에 대한 단기적인 구금과 체포가 빈번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카스트로 의장이 공공 석상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NYT는 전했다.
악수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사진/로이터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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