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공천 잡음' 없는 정의당과 녹색당
계파별 투표 쏠림현상 없어…녹색당은 '임기순환제' 실험
2016-03-22 15:46:28 2016-03-22 17:52:33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비례대표 후보 선정 과정에서 내홍을 겪었지만 정의당과 녹색당 등 소수 정당들의 비례대표 선정은 호평을 받고 있다. 기존 정당과 다른 선출 방식으로 당내 민주주의를 확립했다는 평가다.
 
정의당은 비례대표 후보 선출에서 당 지도부의 입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이른바 ‘후보 꽂아내리기식’ 전략공천을 하지 않았다. 대신 당원들의 투표를 통해 득표수를 토대로 여성(홀수), 남성(짝수)순으로 후보자 순번을 배정했다.
 
정의당의 계파별 투표 쏠림 현상도 이번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당선권에 든 상위 순번 후보들을 보면 이런 흐름이 확인됐다. 상위 순번을 받은 김종대(2번), 추혜선(3번), 김명미(5번) 후보 모두 진보정당 활동 경력이 상대적으로 짧은 이들이었다.
 
사실 정의당 내에서는 김종대, 추혜선 후보가 외부 영입 인사여서 당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비례대표 후순위에 배치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그러면서 당내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노동현장 운동 출신 인사들이 상위 순번에 다수 배치될 경우 당의 외연 확장과 정책 정당을 표방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었다.
 
녹색당의 선출 과정도 눈길을 끌었다. 녹색당은 정의당과 마찬가지로 당원들의 투표로 비례 순번을 결정했는데, 지난해 12월 이미 명부를 확정했다. 비례대표 후보를 조기에 선출함으로써 유권자들에게 후보의 면면을 충분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또 녹색당은 여성을 홀수에 남성을 짝수 순번에 고정 배치하는 기존 정당들의 규정을 따라 하지 않았다. 홀수에 여성 후보자 중 최다 득표자를 우선 배정하되, 전체 2위 득표자도 여성일 경우 3번이 아닌 2번에 배치한다. 여성을 배려하는 차원의 순번 배정 방식인 셈이다. 투표권한도 1인 2표제로 각각 다른 후보를 뽑을 수 있고, 한 후보에게 2표를 몰아줄 수도 있는 ‘누적 투표제’ 방식을 채택했다.
 
비례대표에 당선된 후보자가 최초 임기 2년을 마친 후 다음 순번 후보자가 의원직을 이어받는 방식의 ‘임기 순환제’도 주목된다. 녹색당 김수민 총선대책본부 대변인은 22일 “비례대표 1, 2번이 당선될 경우 3, 4번이 보좌관을 하고 2년 후 3, 4번이 의원으로 일할 수 있다”며 “의원 1명이 별도의 권력이 아니라 하나의 팀으로 활동하는데 취지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가 지난달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비례대표 경선 후보와의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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