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조, '무료 수수료 경쟁' 8개 증권사 공정위에 제소
"수수료 경쟁, 증권업 '위기'로 내몰아"…증권사 직원 '생존권 위협' 비판
2016-03-22 15:45:50 2016-03-22 17:35:39
[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사무금융노조와 시민단체가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진행 중인 8개 증권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증권사 간 무료 수수료 경쟁이 증권업 전체를 위기로 내몰고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근본 원인이라는 인식에서다.
 
민주노총 산하 사무금융노조와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은 2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증권 노동자들의 삶을 위협하는 무료 수수료 경쟁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현재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진행 중인 삼성증권(016360), KDB대우증권(006800),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001200), LIG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037620), 대신증권(003540), 키움증권(039490) 등 8개 증권사를 공정위에 제소한다고 밝혔다.
 
사무금융노조에 따르면, 독점 규제·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는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와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에 대해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증권사의 경우 최대 5년까지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 신규 고객 대부분을 독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무금융노조는 “(이들 증권사의 행위는) 명백하게 공정거래법을 위반하고, 수많은 증권 노동자들의 생계에 위협을 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어 “홍콩의 경우 증권사들의 출혈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최저 수수료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금융투자협회는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어 증권업의 출혈 경쟁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규호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장은 “증권사 전체 수익의 40%를 차지하는 수수료 수입이 감소하면서 줄어든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직원들을 해고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대순 약탈경제반대행동 공동대표도 “무료 수수료 이벤트 경쟁이 심화되면서 증권사 과점 체제가 더 고착화되는 양상을 주의 깊게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증권업 내 주식 매매가 전체 금융시장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보여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진 나비효과처럼 극도의 혼란을 불러올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무금융노조와 약탈경제반대행동은 2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앞에서 증권사들의 무료 수수료 경쟁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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