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신한·KB·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은행권 금융지주사가 이사진 선임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사천리로 주주총회를 마무리했다.
신한지주는 지난 2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1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성량 동국대 교수, 이정일 평천상사 대표이사, 이흔야 마루신 대표이사 등 3인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중 재일동포인 이흔야, 이정일 이사는 과거 신한사태 문제를 야기한 전 경영진과 관련이 있는 인물이다.
이흔야 이사는 지난 2010년 벌어진 '신한사태' 당시 라응찬 전 회장이 금융실명제법 위반으로 조사받는 과정에서 발견된 차명계좌의 명의인 중 한 명이었다.
이정일 이사 역시 라 전 회장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50억원 차명계좌와 관련한 수사가 진행중이던 당시 라 전 회장에게 변호사 비용을 지원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남궁훈 사외이사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한 것도 논란이 됐다.
남 이사는 지난 5년간 이사회 의장을 맏으며 한동우 회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한 회장의 임기가 1년여 남은 상황에서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라 사외이사 연임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신한지주는 1년 임기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한 회장은 "두 사람은 검찰 조사에서 모두 무혐의로 판단받았기 때문에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사외이사 추천위에서 검증됐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은 25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제8기 정기주총에서 7명의 사외이사 중 6명을 재선임했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KB사태 당시 사외이사의 힘이 너무 크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이들 임기를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하위평가를 받은 2명을 연임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하지만 최운열 이사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고 연임 철회서를 제출한 것 외에 다른 6명의 사외이사를 하위평가자 없이 모두 재선임이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윤종규 회장은 "사외이사들 모두 1년간 내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해당 논란을 일축했다. 최 이사 후임을 찾지 못한 만큼 당분간 감사위원장 자리도 공석으로 남게 됐다.
이날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비공개로 주총을 연 하나금융지주는 김정태 회장 외에 김병호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을 지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차기 회장 수업을 위해 사내이사를 늘렸다는 논란이 일었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 이들 지주사는 이사진 선임 외에 ▲재무제표 승인 ▲정관 개정 ▲이사 보수한도 ▲배당액 등이 통과됐다. 배당액의 경우 신한은 주당 1200원(총 6310억원), KB는 주당 980원(총 3786억원), 하나는 주당 500원(총 1480억원)이었다.
◇이사진 선임 논란 속에 신한·KB·하나 등 주요 금융지주사의 주주총회가 원안대로 가결됐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스1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