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지마"
박동훈 르노삼성 신임 사장 내정자가 지난 2013년 르노삼성 국내영업본부장으로 부임하면서 영업본부 직원들에게 건넨 첫 마디다.
당시 르노삼성은 장기화된 침체 속에 자신감을 많이 잃은 상태였다. 제품과 마케팅을 떠나 바닥에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리고 3년여가 지나 새 수장에 오른 박 부사장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겁없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르노삼성은 지난 25일 서울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호텔에서 CEO 이ㆍ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임 프랑수와 프로보 사장과 내달 1일부터 정식으로 대표직을 수행하게 되는 박 신임 사장이 동석해 인사를 나눴다.
박 신임 사장 내정자가 영업본부장 시절부터 강조한 카드는 '차별화'였다. 현대·기아차라는 절대 강자가 존재하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만들어 둔 놀이터에서 놀 마음이 없다"며 르노삼성만의 영역 구축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내비쳐왔다.
그 일환으로 국내 첫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3를 비롯해 다운사이징 엔진을 탑재한 SM5 TCE, 도넛탱크를 적용해 트렁크 공간을 확보한 SM7 LPe를 출시했다. 그리고 올해 부품 국산화를 통해 만들어낸 최초의 중형세단 SM6를 시장에 선보이며 침울한 르노삼성 내부에 '우리 제품은 다르다'라는 인식을 심기 시작했다.
이는 곧 지난 2000년 설립된 르노삼성이 첫 한국인 CEO로 그를 낙점한 이유이기도 하다. 박 부사장은 올해 역시 차별화 전략을 통해 내수 판매 10만대 판매, 국내 완성차 3위 탈환, 르노닛산 얼라인언스 내 최고 품질 실현이라는 3대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목표 달성을 위한 준비는 순조로운 편이다. 지난달 사전계약을 통해 1만1000대의 사전계약을 기록한 SM6는 오는 5월까지 2만대 돌파가 낙관되고, 높아진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 규제에 걸려 국내 도입에 실패한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의 연내 도입에 호재로 작용 중이다.
또 르노그룹의 해외 스테디셀러 중 하나인 소형차 클리오 국내 도입 역시 올해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다. 소형 라인업이 부족한 르노삼성에게 1990년 출시 이후 4세대에 거쳐 1200만대 이상의 글로벌 판매를 기록한 클리오의 가세는 경쟁력 강화의 한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박 신임 사장 내정자는 "아직 구체적인 포부를 이야길 할 단계는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직원들의 가족들이 가장이 근무하는 회사가 르노삼성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훈 르노삼성 신임 사장 내정자가 지난 25일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호텔에서 열린 이·취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정기종 기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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