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이른바 '와일드캣 비리' 혐의로 기소된 최윤희(63) 전 합동참모본부의장이 첫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최 전 합참의장 측은 6000억원 규모의 차기 해상작전헬기 사업에서 와일드캣 선정을 도운 대가로 무기중개상 함태헌(60)씨에게서 2000만원을 받았다는 검찰의 주장부터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둘 사이에 형성된 밀접한 관계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보고 있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남성민)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최 전 의장 측은 "아들이 2000만원을 받은 건 맞지만 10일 안에 1500만원을 되돌려 줬다"며 "6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에 개입하면서 2000만원을 받고 그 중 일부를 다시 돌려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수수한 금품의 성격도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검찰은 최 전 의장이 함씨와 유착 관계를 맺고 있어서 해상작전헬기 시험평가에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함씨는 자신이 중개하는 와일드캣이 평가를 통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최 전 의장의 가족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함씨는 최 전 의장의 아들에게 사업자금 명목으로 2000만원을 건넸고, 최 전 의장의 부인이 운영하는 식당에도 수시로 드나들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함께 법정에서 선 함씨도 혐의 모두를 부인했다. 함씨 측은 "최 전 의장과의 뇌물 부분은 직무 관련성이 없으며 더군다나 돈을 받은 사람이 최 전 의장 본인도 아니었다"며 "검찰이 사회 상규에 반하지 않고 정상적인 상황에서 있을 법한 일을 왜곡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음 2회 공판준비기일은 내달 18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앞서, 최 전 의장은 해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 해상작전헬기 1차 선정 과정에서 시험평가를 마치지 못한 '와일드캣(AW-159)'을 전력기획참모부장 박모(58·구속기소) 소장에게 "문제없이 통과시켜라"며 지시하고 '모든 요구 성능을 충족했다'는 허위 시험평가서를 결재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로 기소됐다.
최 전 의장은 함씨로부터 와일드캣 시험평가에 도움을 준 대가 2000만원을 아들을 통해 받은 혐의(뇌물수수)도 있다.
함씨는 최 전 의장뿐만 아니라 방위사업 관련 편의를 제공받고자 국방연구소 소장과 연구위원에게도 금품 로비를 벌인 혐의(뇌물공여·배임증재)로 재판에 넘겨졌다.
'방위사업 비리' 혐의로 최윤희 전 합참의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1차 공판을 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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