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출마한 서울 노원병이 야권연대 성사를 좌우할 지역구로 부상하고 있다. 안 대표의 당선 가능성이 미지수인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야권후보 단일화 카드를 제시한다면 야권연대에 반대하는 강경한 입장을 접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28일 오전 당 선거대책회의에 참석한 안 대표는 오후에는 노원구 상계동 일대 상가와 경로당을 돌며 본인의 선거운동에 매진했다. 안 대표는 전날도 지역구 내 호프집에서 청년들을 만나 간담회를 진행했다.
선거를 보름여 앞둔 시점에 당의 간판인 안 대표가 타지역 지원유세 대신 자신의 지역구에 발목이 잡힌 것은 노원병 판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중앙일보>가 이날 보도한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의 조사에 따르면 안 대표의 지지율은 35.3%로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32.0%)와 박빙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3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안 대표(34.9%)가 이준석 후보(34.1%)를 불과 0.8%포인트 차이로 앞섰다.(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013년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될 때의 득표율(60.5%)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지지율이 떨어진 상황에서 악재는 계속 생기고 있다. 10% 초반대 지지율을 기록 중인 더불어민주당 황창화 후보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지지세가 결집하는 것이 특히 위협적이다. 황 후보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의 지지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적극적인 투표 의향층에서에서는 그런 흐름이 더 잘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후보는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에 들어가면 치열한 3파전 구도로 돌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친노 운동권'에 부정적인 안 대표를 겨냥한 듯 '나는 친노 운동권임이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위축돼 있던 친노 성향의 지지층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국민의당 내에서 안 대표에게 타 지역 지원유세를 촉구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김영환 선대위원장은 이날 “안 대표가 노원구를 버려야 한다. 노원구 선거에 묶이지 말고 전국 선거, 수도권 선거에 매진해야 된다”고 말했다. 안 대표 측근인 문병호 의원도 “안 대표가 과감하게 수도권 지역 승리를 위해서 헌신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결단을 촉구했다.
결국 키는 안 대표 자신이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지도부가 ‘당과 사전협의 없는 연대에 대해 제명 등의 강력한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경고한 상황에서 야권연대 절대 불가 방침을 고수해 온 안 대표가 돌파구를 터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민주의 이재경 선대위 대변인 등은 이날도 야권연대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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