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직장인 이모(32)씨는 요즘 '벙어리 냉가슴' 신세다. 국내 주식시장이 1700선으로 내달았지만, 정작 그가 투자한 종목은 오히려 마이너스 상태. 그는 "투자한 종목이 하락하다보니 박탈감만 더욱 커진다"며 "지금이라도 블루칩으로 갈아타야 하는 게 아니냐"고 푸념했다.
이 씨처럼 지금이라도 외국인이 편애하는 대형주로 갈아타야 할지, 아니면 장기 보유해야 할지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증권가에 따르면 장세 전망이 어려운 만큼 전문가들의 조언도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들이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큰 만큼 외국인의 관심 종목으로 갈아타기를 조언한 반면, 또 다른 쪽은 종목별 키높이를 기대하며 그대로 보유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기존 주도주가 재차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국내증시에 대한 추가적인 외국인 자금 유입 가능성을 염두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승한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7~8월에는 IT와 자동차를 집중적으로 매수했지만, 이달 들어선 금융과 화학 등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면서 "키높이 차원에서 우선주가 재차 각광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언제 순환매가 나와 보유종목의 주가가 오를지 모른다는 점에서 한두 달 더 지켜보는 신중론을 역설한 것.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이후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많이 사들인 20개 종목은 평균 4.7%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외국인, 기관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은 평균 수익률이 36.31%를 기록했으며, 기관은 30.54%로 집계됐다.
개인 보유주 중 녹십자(006280)(75.27%)와 삼성SDI(006400)(58.45%), LG화학(051910)(45.10%), 호남석유(011170)(21.88%) 등 4개종목만 시장수익률을 상회했을 뿐, 나머지 종목은 지수 상승률을 밑돌거나 일부는 하락한 종목도 다수 포함돼 있다.
< 자료 : 한국거래소 >
이런 상황은 코스닥시장에서도 마찬가지.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한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5.4%로, 지수 상승률(9%)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많이 사들인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30%, 42%를 기록했다.
개별 종목 중에선 글로웍스(034600)(264.81%), 이수앱지스(086890)(82.89%), 에스디(066930)(56.22%), 인선이엔티(060150)(23.52%)만이 상승했고, 나머지 종목은 하락하거나 변화가 없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이 주로 사들이는 IT와 자동차 등 대형주가 지수 상승의 중심이 되다보니, 종목간의 수익률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자료 : 한국거래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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