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지역별로는 중국, 사업부별로는 반도체 부문이 눈에 띄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1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에서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중국에서만 나홀로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에서 전년 대비 11% 늘어난 약 31조6000억원의 매출(이하 별도기준)을 올렸다. 이는 전체 매출 135조2050억원 중 23%를 차지하는 수치로, 31%를 차지한 미주(북미 및 중남미)에 이어 두 번째다.
삼성전자의 중국시장 선전은 반도체의 덕이 컸다. 삼성전자는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및 가전 제조사들에게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부품들을 공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에서 선전한 데는 반도체의 힘이 컸다”며 “계층이 세분화되면서 가전도 중저가부터 고급형까지 꾸준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효자 노릇을 했던 스마트폰은 가성비를 앞세운 샤오미·화웨이·레노버 등 현지 업체들과 아이폰6를 내세운 애플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샤오미가 지난해 중국에서 675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15.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화웨이·애플·비보·오포 등이 5위권을 형성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J7와 J5를 출시하는 등 보급형 시장 회복에 나서고 있다. 또 이달 초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7 공개행사도 상해에서 대규모로 진행하며 시장 탈환에 매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베이징과 홍콩에 세트제품 판매를 담당하는 판매법인을 두고, 천진·소주 등의 지역에 생산법인을 가동하는 등 총 30개의 법인을 운영 중이다.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부진했다. 지역별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주는 2013년 44조2526억원, 2014년 43조3940원에 이어 지난해 42조5042억원으로 감소했다. 2013년 33조5645억원의 매출을 올린 유럽은 지난해 17조3583억원에 그쳐 2년 만에 매출이 반토막났다. 가장 비중이 낮은 국내도 2013년 17조2004억원에서 지난해 14조5908억원까지 매출이 줄었다.
사업부별로는 모바일을 담당하는 IM, 가전을 책임지는 CE 부문의 순매출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DS의 반도체 부문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위상을 되찾았다. 반도체 부문의 지난해 순매출은 47조5868억원으로, 전체 순매출의 23.7%를 차지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5.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다만 올 들어 D램 가격 하락과 수요 부진이 심화되면서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D램 모바일 분야는 신제품 수요로 수급이 소폭 개선되겠지만 PC 부문은 수요 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경쟁사의 DDR4·LPDDR4 등 고성능 제품 개발이 지연되고 있어 자사로의 수요 쏠림이 가중된 가운데 낸드플래시도 스마트폰 탑재량이 늘고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채용이 확대되면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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