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일부 후보들이 당 지도부와 협의없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나섰다. 지난 29일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최측근 실세인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이 “(단일화는) 사전에 당과 협의하는 것이 정치 도의에 맞다”고 못 박았음에도 불구하고 협의없는 단일화가 추진되는 것이다.
서울 강서병에 출마한 국민의당 김성호 후보는 31일 더민주 한정애 후보와의 단일화를 선언했다. 당 지도부가 지난 25일 단일화에 제동을 걸면서 논의를 중단한 후 6일만의 재추진이다.
김 후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꽉 막혀 있는 수도권 단일화의 첫 물꼬를 트기 위한 고민 끝에 나온 개인적 결단”이라며 “강서병에서 처음으로 수도권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봇물 터지듯 다른 곳에서도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한정애 후보에게도 “후보 단일화에 응해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며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투표용지 인쇄가 들어가는 4월4일 전에 후보 단일화에 응해주길 것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일화를 위한 시민단체인 ‘다시민주주의포럼’이 제시한 어떤 조건으로도 무조건 단일화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다시민주주의포럼은 한완상 전 교육부총리와 함세웅 신부,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소속된 재야원로 단체다.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한 국민의당 정호준 후보도 더민주 이지수 후보에게 단일화를 촉구하면서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장 야권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에게 어부지리 승리를 안겨주게 될 것이 너무나도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안철수 대표는 지난 29일 관훈토론회에서 “후보자 간 단일화를 막는 것은 힘들다”며 다소 전향된 입장을 밝히기도 했지만 자신은 서울 노원병 선거를 야권연대 없이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를 두고 김성호 후보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가 (본인 지역구에) 연대 없이 선거에 나서겠다고 하는데 우리 당의 후보들이 눈치 없이 단일화에 나설 수 있겠느냐”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관악구 관악프라자 앞 김성식 후보 지원유세현장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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