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해 국내 30대 건설사 중 40%는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주택시장은 호황을 누렸지만 중동 등 해외 프로젝트에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대출 규제 등으로 금융비용이 높아진 탓이다. 여기에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등으로 회생을 준비 중인 건설사들의 회복이 더뎌지면서 전체 시장의 경쟁력을 깎아내렸다.
3일 국내 30대 건설사(2015년 시공능력평가 기준)의 사업보고서(단독 기준)를 분석한 결과 26개 건설사중 16개 건설사(61.5%)만 이자보상배율이 1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16개 건설사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3.19%로 안정적이었다. 나머지 10곳 중 4곳은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30대 건설사 중 사업보고서를 따로 내지 않았거나 건설업 실적 분리가 어려운 부영주택, 호반건설, 제일모직, 한진중공업 등 4곳은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
재무건전성을 진단하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 미만인 경우 한 해 동안 벌어들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통상 이자보상배율이 1.5 이상이면 상환능력이 안정적인 것으로, 1 미만이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평가된다.
10대 건설사 중에서는 삼성물산이 유일하게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을 기록했고,
GS건설(006360)(1.34%)과 SK건설(1.15%)이 낮은 편에 속했다. 10대 건설사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7.08%로 집계돼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양호했다.
지난해 30대 건설사 중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높은 곳과 낮은 곳은 모두 엔지니어링 회사가 차지했다.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엔지니어링으로 35.2%에 달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현대건설(000720),
대림산업(000210)에 이어 3번째로 높았던 반면 이자비용은 104억3400만원으로 10대 건설사 중 가장 적었다.
지난 2014년 현대엠코와 합병한 후 기존 화공, 발전, 플랜트, 인프라에서 주택·건축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중앙아시아 등 신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한 점이 주효했다.
반면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낮은 곳은 삼성엔지니어링으로 -46.7%로 나타났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해외공사 손실로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이자보상배율도 큰 폭으로 낮아졌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직원수를 800명 넘게 줄이고 사옥 이전 등 경영정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외에 삼성물산, 한화건설, 두산건설, 쌍용건설, KCC건설, 동부건설, 경남기업 등도 영업손실로 인해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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