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도입 12년 만에 처음으로 증권집단 소송 본안사건 심리가 진행되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한화증권이 2008년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 '한화스마트 ELS 10호'에 대한 집단소송에 대한 소송허가 사건 재항고심에서 로얄 뱅크 오브 캐나다(로얄뱅크)의 재항고를 기각하고 집단소송을 허가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양모씨 등은 만기상환금 지급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한화증권과 백투백 헤지(back to back hedge)거래를 한 로얄뱅크가 만기일 장마감 전 동시호가 시간에 기초자산인 SK보통주를 대량 매도해 종가를 하락시켜 만기상환급 지급이 무산됐고, 이로 인해 원금의 74.6%만 받게 돼 손해를 입었다며 2010년 1월 손해배상을 구하는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2심은 "투자자들은 피고의 위반 행위 이전에 ELS를 매수해 보유한 자에 불과해 손해배상청구권이 없다"며 기각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대법원 제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특정시점 기초자산가격 또는 그와 관련된 수치에 따라 권리행사나 조건성취 여부가 결정되거나 금전 등이 결제되는 구조로 돼있는 금융투자상품의 경우,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수단이나 기교 등을 사용해 그 금융투자 상품에서 정한 권리행사 또는 조건성취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했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그로 인해 투자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서울고법 민사25부는 지난해 11월 증권관련집단소송을 허가한다고 판결했고, 로얄뱅크가 이에 불복해 재항고 했다.
'증권관련 집단소송'이란 증권의 매매·또는 그밖의 거래 과정에서 다수인에게 피해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 개개인이 소송으로 구제받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그 중 1인 또는 수인이 대표당사자가 되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민사소송법상 집단적 분쟁 해결을 위한 공동소송제도와 선정당사제도가가 있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판결의 효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반영해 미국의 ‘Class Action’을 참고해 2004년 1월20일 집단소송법을 제정해 시행 중이다.
집단소송은 아직 증권관련 사건에 대해서만 허용되고 있다. 법원이 집단소송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를 먼저 심리해 허가해야만 가능하다. 이번 대법원 재항고 결정은 그 허가에 대한 최종심이며, 이에 따라 본안소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10부(재판장 이은희)에서 열린다. 본안사건은 2010년 12월부터 계류 중이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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