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국내 보험사의 RBC 비율이 직전년 보다 하락한 가운데 보험사의 고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하락의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그동안 주주 환원 정책으로 배당을 해왔던 보험사들에 제동이 걸릴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보험사의 RBC 비율은 267.1%로 전 분기 대비 17.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권별로는 생명보험사 278.3%, 손해보험사 244.4%로 각각 18.8%포인트, 15.4%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RBC 비율 하락은 요구자본은 증가했지만, 가용자본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작년 기준 보험사들의 요구자본은 2조2055억원 증가했고 가용자본은 6989억원 감소했다. 요구자본증가는 재무건전성 기준 강화로 신용위험이 2조2039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일부 가용자본의 증가 요인도 있었다. 지난해 4분기 중 보험사들은 유상증자(4631억원)와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7176억원) 등으로 가용자본이 증가했다. 하지만 지급 예정된 주주배당액(1조3039억원)과 자사주매입(1조3892억원) 등 차감요인이 더 크게 작용해 전체적으로 가용자본이 6989억원(0.7%) 감소한 것이다.
이와 관련 보험사들은 주주 친화정책과 주가 부양 때문이라고 항변한다. 또한, 배당의 경우 수익 가운데 일정 수준 이상을 투자·배당·임금인상 등에 쓰지 않으면 추가 법인세를 내야 하는 '기업소득 환류 세제'가 시행되고 있어 핑곗거리가 된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배당성향과 자사주 매입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재무건전성이 더욱 강화되기 때문에 쌓아야 하는 돈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상황에서는 당기순이익의 폭발적 증가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쓰는 돈을 줄여야 한다. 실제로 삼성화재는 IR에서 자사주 매입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재무건전성이 강화되면 쌓아야 하는 돈이 증가하지만, 당기순이익으로 메꿀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특히 생보사의 경우 과거 판매한 고금리 상품이 문제가 돼 손보사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보험사들의 자사주 매입과 고배당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한 현대해상, 삼성생명, 동양생명)사진/각사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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