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1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를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생산량 동결 합의에 이르렀다는 보도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러시아 현지 언론인 인터팩스는 한 외교 관계자를 인용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이란의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산유량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란은 서방 국가들의 제재가 풀리기 전 수준의 원유 생산량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동결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이란과 러시아 등 모든 OPEC 국가들이 동결에 참여해야 동결에 함께 참여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16개 국가가 도하에서 산유량 동결과 관련해 회의를 가지기 전에 이란의 결정과는 상관없이 이미 두 나라가 먼저 합의에 도달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러시아 코가림에 위치한 한 유전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의 모습. 사진/로이터
특히 그동안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입장을 선회함에 따라, 시장에는 이번 회의에서 긍정적인 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이 소식이 나온 후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가 각각 4.5%, 4.4% 급등하며 올해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스콧 쉐필드 파이오니어네츄럴리소스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OPEC 국가들이 이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좋은 소식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주장도 팽팽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동결에 합의하더라도 다른 국가들의 합의가 있어야 하고 이란이 쉽게 입장을 굽힐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CNN머니는 동결이 현실화되더라도, 현재 공급과잉상태가 심각한 만큼 감산이 아니라면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이번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생산량 동결에 합의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이것이 시장의 재조정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2분기 국제유가는 다시 35달러 선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알렉스 비어드 글렌코어 원유 책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큰 서프라이즈보다 오히려 실망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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