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표가 더민주 내부 갈등 '부채질'
호남참패 문재인 책임론…세월호 추모도 뒤늦게 나가
2016-04-17 17:30:56 2016-04-17 17:38:46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총선 승리이 원인에 대해서는 '나의 선거전략이 통했다'고 자화자찬하는 반면 호남 참패에 대해서는 문재인 전 대표의 책임론을 적극 제기하며 당내 반발과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김종인 대표는 17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낙선한 한 호남 의원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문재인 전 대표가 광주를 다녀간 이후 지지도가 떨어져 내리막길을 갔다고 하더라. (호남 내) 공통적 현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4일 <CBS> 라디오에서도 문 전 대표의 막판 호남 방문을 두고 "돌아선 민심을 금방 돌릴 수 없다"며 "(호남) 민심을 달래는 데 별로 효과가 없었다"고 혹평한 바 있다. 이어 15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는 문 전 대표에 대해 “나는 더 이상 문 전 대표에게 충고하지 않으려 한다. 사실 내 말도 잘 안 듣는다”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신 김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가 제1당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선거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14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수도권 압승을 예상했냐는 질문에 “경제심판론에 대한 유권자의 뜻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이같은 발언을 이어가자 그간 잠복해 있던 당내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더민주 정청래 의원은 17일 트위터에 "총선 결과를 아전인수로 해석하고 셀프 수상의 월계관을 쓰려는 자들은 자중자애하라", "새누리 패배는 국민이 시킨거지 당 지도부가 잘해서가 아니다" 등 김 대표를 겨냥한 듯한 글들을 잇달아 게재했다.
 
김 대표가 세월호 추모 행동에 대해 더민주 다수의 의원 및 지지자들과 다른 태도를 보이는 것도 반발을 부채질했다. 김 대표는 16일 안산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기억식'에 당 차원으로는 불참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본인도 가지 않았다. 더민주 관계자는 “민간단체가 주도하는 추모제에 당 대표로서 공식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정치가 개입하는 것으로 비춰질까봐 염려한 것”이라며 “의원들 개별적으로 참석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고 말한 취지와 연결된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준식 사회부총리와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유철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등도 참여한 행사에 제1야당이자 차기 국회 제1당의 대표가 불참하자 당 안팎의 비판이 빗발쳤다. 김 대표가 뒤늦게 광화문 분향소를 찾은 것은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행동이라는 해석이 많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오른쪽 두번째)와 정세균 의원(오른쪽 첫번째)이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월호 추모관 분향소를 찾아 헌화를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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