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욱의 가요별점)소녀들 사로잡은 '세븐틴스러움'이 뭐길래
2016-04-25 13:04:24 2016-04-25 13:04:24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데뷔 2년차를 맞은 세븐틴은 지난해와 올해 데뷔한 신인 아이돌 그룹들 중 단연 돋보이는 팀입니다. '아낀다', '만세' 등으로 사랑을 받으며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요. 데뷔한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이미 꽤나 탄탄한 팬덤을 확보했습니다.
 
매년 수많은 신인 아이돌 그룹들이 쏟아져 나오죠. 그 중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팀들도 많은데요. 세븐틴은 정글과 같은 가요계에서 살아남는 데 성공했습니다. 거기엔 다 이유가 있는데요. 세븐틴이 '세븐틴스러운' 음악과 매력으로 소녀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세븐틴스러운' 매력은 어떤 매력일까요. 
 
◇그룹 세븐틴이 정규 1집 앨범을 발매했다. (사진제공=플레디스)
 
데뷔 후 발표한 모든 노래의 작사, 작곡, 안무 등에 직접 참여하며 '자체 제작돌'로 사랑을 받고 있는 세븐틴은 다른 아이돌 그룹들과 마찬가지로 댄스와 힙합 음악을 베이스로 하는 팀입니다. 하지만 다른 팀들처럼 무게를 잡거나 멋있는 척하지 않습니다. 대신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며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데요. 세븐틴이 부르는 노래에는 10~20대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성이 담겼습니다. 세븐틴은 솔직하지만, 유치하지 않은 방식으로 또래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데요. 세븐틴은 다양한 변주가 돋보이는 구성의 음악을 통해 다이나믹한 매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뻔하지 않고, 듣는 재미가 있죠. 이런 것들이 '세븐틴스러움'입니다. 세븐틴은 이를 통해 다른 아이돌 그룹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했는데요.
 
25일 발매된 세븐틴의 정규 1집 앨범에 이와 같은 '세븐틴스러운' 매력이 잘 담겨 있습니다. 세븐틴은 총 10곡이 실린 이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예쁘다'를 내세웠습니다. '예쁘다'는 소녀를 향한 벅차오르는 감정을 표현한 노래입니다. 멤버 우지가 작사, 작곡, 편곡을 맡았고, 에스쿱스, 버논, 승관 등 다른 멤버들도 노랫말을 쓰는 데 힘을 보탰습니다. 데뷔 2년차의 아이돌로서는 상당한 수준의 작사, 작곡 능력을 보여줍니다. 다이나믹한 곡 구성은 신선한 느낌을 주고, 청량한 분위기의 보컬, 파워풀한 랩 등 멤버 각자의 매력을 잘 담은 파트가 적절히 배치됐습니다. "우린 서로를 선택했고 나노 단위로 집중해", "감기에는 약, 배고프면 밥, 너 에는 나, 처럼 사전에 널 찾으면 나로 정의됐음 좋겠단 말이야" 등의 가사를 통해서는 세븐틴의 남다른 표현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놈의 인기'는 우지가 힙합 뮤지션 이현도와 함께 만든 노래인데요. 누구나 마음 한 구석에는 공허함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담아낸 곡입니다. 우지를 비롯해 버논, 원우, 승관, 호시 등 세븐틴 멤버들이 가사를 썼는데요. 20대 초반의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감성을 보여줍니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매사에 나의 태도는 무덤덤. 시답잖은 만남 대화도 지겹고, 남의 눈에 맞춰 사는 것도 뭐 같고. 그냥 쌓여가 쌓여가 연락도 안 하는 번호만"이라는 내용의 가사입니다.
 
그리고 '유행가'의 작사에는 에스쿱스, 민규, 버논, 디노가 참여했는데요. 평소 무대에서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하는 세븐틴이 알앤비(R&B) 발라드를 불렀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하지만 세븐틴은 남들이 다하는 평범한 스타일의 발라드곡을 선보이지는 않습니다. 유행가를 소재로 삼아 뻔하지 않은 방식으로 사랑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점, "유행가"라는 가사가 반복되는 후렴구를 통해 독특한 분위기를 표현했다는 점 등이 인상적입니다.
 
이번 앨범에는 이밖에 세븐틴의 메인보컬이 승관과 도겸이 부른 듀엣곡 '세이 예스'(Say Yes), 시간과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아낸 '떠내려가' 등이 수록됐는데요. 세븐틴은 기존 발표곡인 '만세', '아낀다', '샤이닝 다이아몬드'(Shining Diamond)를 새롭게 해석한 버전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세븐틴의 힙합 유닛(에스쿱스,  원우,  민규,  버논)은 '만세'를, 보컬 유닛(정한, 조슈아, 우지, 도겸, 승관)은 '아낀다'를, 퍼포먼스 유닛(준, 호시, 디에잇, 디노)은 '샤이닝 다이아몬드'를 원곡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표현해냈는데요.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무리 없이 소화해내는 세븐틴 멤버들의 음악적 역량이 돋보입니다.
 
세븐틴이 왜 최근 인기 상승세를 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앨범입니다. 세븐틴이 소녀팬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을 만한 실력과 매력을 증명해 보였네요. 
 
< 세븐틴 정규 1집 'FIRST LOVE & LETTER'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신선하고 역동적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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