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 논의 본격화…4일 TF 첫 회의
유일호 "구조조정 실탄위해 재정·통화정책 조합 고려"
2016-05-01 13:43:58 2016-05-01 13:43:58
[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정부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 방안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유일호 부총리는 지난 4월28일 열린 제6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국책금융기관의 철저한 자구노력과 함께 적정규모의 자본확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오는 4일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 방안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한 TF가 출범한다. 사진/뉴시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이 주재하는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가 4일 출범한다. 이날 세종청사에서 첫 회의가 열리며 국책은행 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다. 회의에는 기재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관계자가 참석한다.

 

현재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 방안에 대한 의견 차이가 분분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 구조조정의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을 투입하는 것보다는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하는 데 무게를 둬왔다. 정부가 현금출자를 하기 위해서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거나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국회 동의가 필요해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한은이 수출입은행에 추가로 출자하거나 법 개정을 통해 한은이 산업은행에 출자하는 식의 '한국판 양적완화' 실탄 요청을 해왔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29일 국회를 방문해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 "구조조정을 위한 실탄을 마련하는 식으로 돈을 푸는 것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나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은 정부의 요청에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같은 날 윤면식 한은 부총재보는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국책은행에 대한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면 그건 기본적으로 재정의 역할"이라며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활용해 재정 역할을 대신하려면 국민적 합의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회복세를 지원하기 위해 완화적 정책 기조를 쓰는 게 한은 금리정책의 근간"이라며 "거시경제 여건이 안정적으로 운용될 때만 구조개혁이 원활히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여 정부 의견에 거리를 뒀다.

 

일단 TF는 산업은행보다 자본확충이 급하고, 법 개정 없이도 가능한 수출입은행의 자본확충을 먼저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은 구조조정 진행 상황에 잘 따라갈 수 있도록 미리 대비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일호 부총리는 1일 한 방송에 출연해 구조조정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재정과 통화정책의 조합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조조정의 재원 마련 방법에 대해 가능한 재정과 통화정책 수단의 조합을 생각해보고 있다"며 "딱 하나의 방법을 쓰기보다는 폴리시 믹스(policy mix:정책 조합)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판 양적완화는 구조조정 재원 마련에 있어 유력한 아이디어"라며 "정책 조합에 이런 내용이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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