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가 1일 일반인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됐다.
사저는 채광과 통풍에 중점을 둔 한옥 구조로 돼 있다. 자연의 품에서 인간의 삶이 이어져야 한다는 노 전 대통령의 뜻이 설계 과정에서부터 반영돼 낮게 지어졌다. 일명 ‘지붕 낮은 집’으로 불렸다.
고 정기용 건축가가 설계한 사저는 대지면적 1290평에 건축면적 182평 규모다. 건축면적 중 사저동은 112평, 경호동이 70평 정도로 돼 있다.
사저동은 사랑채와 서재, 안채로 구분됐다. 정남향으로 지어져 인공조명 없이도 밝은 사랑채는 규모가 가장 큰 공간으로, 노 전 대통령이 평소 손님을 맞거나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장소다.
1000여권의 책이 꽂혀 있는 서재는 노 전 대통령 개인이 이용하기도 했고, 보좌진과 회의하는 장소로도 사용됐다. 침실과 연결된 안채는 노 전 대통령 내외의 개인적 생활공간으로 활용됐다.
건물 주변은 꽃밭이 정갈하게 가꿔져 있었다. 뒤뜰에는 경복궁 정원을 모방해 계단식 정원을 가꿨다. 이 자리에는 제주 4·3유족회가 제주민중항쟁의 재조명에 고마움의 표시로 보낸 산딸나무가 있다.
사저의 지하 1층은 차고인데, 대통령 당선 직후 타던 승용차, 봉하마을에서 타던 자전거, 농사를 지으며 사용하던 농사용 굴삭기 등이 보관돼 있다.
노무현재단 측은 노 전 대통령 생전 모습 그대로 시민에게 개방하자는 취지에 맞춰 노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물건을 그대로 보존해 개방했다고 설명했다.
오상호 재단 사무처장은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시민을 맞이했다면 귀향 당시 말씀하셨던 ‘야 기분좋다’라고 이야기하셨을 것”이라며 “국가균형발전 시대에 지방이 잘 사는 문제를 고민하던 노 전 대통령은 부산경남을 아우르는 생태마을 조성과 좋은 책 연구를 목표로 하셨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는 사저 관람 이후 봉하마을 방문,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 순으로 일정이 짜여졌다. 사저는 앞으로 5월 한 달 동안 주말마다 노무현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관람 신청자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개방 시간은 오전 11시, 오후 1시30분과 3시 등 3차례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가 1일 일반인들에게 공개됐다. 사진은 노 전 대통령의 사저 전경.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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