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바꾸는 트럼프…부자증세·시급인상 공약
중산층 의식해 공약 뒤집어
본선 대비 경제 정책 전면 수정
2016-05-09 14:21:38 2016-05-09 15:26:01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 공화당 대선 후보가 부자 증세와 최저 시급 인상 등의 중산층을 공략한 공약을 펼쳐 눈길을 끈다.
 
5일(현지시간) 오레건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트럼프 후보. 사진/로이터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후보는 “사업주들을 위해 세금을 낮추고, 특히 중산층을 위해 세금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부유세와 관련해서도 “대통령이 된다면 부자들의 세금을 올리는 것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는 “내가 환상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며, 민주당 등 모든 사람은 타협을 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날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후보는 “세금을 낮추는 것은 협상의 시작 포인트”라고 강조하면서 “중산층은 보호받아야 하고 부자들은 이에 따라 세금이 올라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후보는 부유세뿐 아니라 최저임금이 올라가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현재 최저임금인 7.25달러로 사람들이 어떻게 살 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임금이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는 주 정부가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현재 트럼프 후보의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경우 최저 시급을 15달러까지 올리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트럼프의 이와 같은 발언은 그동안 자신이 했던 발언들을 전면 수정한 것이라 눈길을 끈다.
 
그동안 트럼프는 중산층뿐 아니라 부유층 역시 세금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해 9월 트럼프가 내놓은 공약에 따르면 당시 그는 부유층의 세금을 현재 수준인 39.6%에서 25%까지 낮추겠다고 공언했었다. 또한 그동안 트럼프는 최저 임금과 관련해서도 현재 너무 높은 수준이라며 인상을 반대해 왔다. 
 
WSJ은 이제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최종 후보로 거의 결정이 난 만큼, 본선을 앞두고 중산층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공약을 수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클린턴 후보는 부유층들의 세금을 올릴 것이라고 공약한 바 있다. 
 
다만 WSJ은 중산층의 세금을 줄이겠다는 공약이 어느정도 실현 가능성이 있고 어느정도 실제 트럼프의 의지가 있는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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