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기자] 필리핀의 16대 대통령 선거가 곧 종료될 예정이다. 1만8000여개의 투표소에서 진행된 이날 선거 결과는 이르면 24시간 안에 큰 방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사전 설문조사와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후보의 당선 여부가 최대 관심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CNN은 이날 필리핀 전역에서는 차기 대통령 및 부통령과 상·하원의원, 지역 주지사들을 뽑는 총선과 지방선거가 실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6시에 시작된 투표는 약 5500만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오후 5시를 끝으로 투표를 마칠 예정이었으나 투표 용지를 읽는 전용 단말기(vote counting machines ·VCM)의 고장으로 한 시간 연기됐다. 이에 따라 이날 투표는 필리핀 현지시간으로 오후 6시(한국시간 7시)에 종료될 예정이다.
이날 선거의 핵심은 베니그노 아키노 현 대통령의 뒤를 이을 16대 대통령 선거 결과다. 대선에는 현 필리핀 다바오 시장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후보(사진)와 무소속의 그레이스 포, 제조마 비나이 부통령과 마누엘 록사스 내무장관, 미리암 산티아고 상원의원까지 총 5명이 출마했다.
이날 15개 지역에서 실시된 출구 조사 결과는 두테르테 후보가 지역별로 각각 52~85%에 이르는 지지율을 얻으며 라이벌인 그레이스 포 후보와 록사스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에 앞서 여론조사업체 소셜웨더스테이션(SWS)이 유권자 4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역시 두테르테 후보를 뽑겠다는 의견이 33%로 가장 높았고 그레이스 포 후보가 22%, 록사스 후보가 20%로 뒤를 이었다. 비나이 후보와 미리암 후보는 각각 13%, 2%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CNN은 이날 두테르테 후보의 대통령 당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두테르테 후보는 지난 토요일, 선거 전 마지막 유세 현장에서 "인권법은 잊어버려라"라며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내가 시장일 때와 마찬가지로 모든 범죄자를 처형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취임 6개월 이내에 범죄를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CNN은 두테르테 후보의 이 같은 공약은 기존의 정치와 필리핀의 범죄에 질린 유권자들에게 강력한 호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다만 두테르테 후보는 그동안 여성 비하와 거친 욕설 등의 막말을 일삼아 수차례 구설에 올랐던 인물이다. 특히 지난 1989년 다바오 교도소 폭동사건 당시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호주 출신 여성 선교사를 두고 "시장인 내가 먼저 (강간을) 했어야 했는데"라는 농담을 던져 큰 비난을 산 바 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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