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라면 가고 비빔면 시장 왔다
짜장·짬뽕라면 '시들'…'여름별미' 경쟁구도 전환
2016-05-11 06:00:00 2016-05-11 0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때 이른 더위에 라면시장 판도가 또 다시 변하고 있다. 짜장·짬뽕라면을 필두로 1년간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이른바 ‘중화풍 프리미엄 라면’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계절별미'라 할 만한 '비빔면'의 각축전이 시작된 것.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화 라면의 매출 감소세는 올해 초부터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다. 짜장라면은 짬뽕라면의 등장으로 이미 매출 감소세가 지난해부터 감지됐고, 짬뽕라면은 계절 변화와 맞물려 덩달아 판매량이 줄고 있는 추세다. 
 
실제 국내 한 대형마트의 지난 1월부터 4개월간 짬뽕·짜장라면의 매출 추이를 집계한 결과 농심(004370) '짜왕', 삼양식품(003230) '갓짜장', 오뚜기(007310) '진짜장', 팔도 '팔도 짜장면' 등 짜장라면 제품군의 올 1월 매출은 지난해 12월 대비 2.4% 감소했다. 2월에도 전월대비 15.2%가 줄었고, 이같은 매출 감소세는 3, 4월에도 지속됐다. 
 
농심 '맛짬뽕', 삼양식품 '갓짬뽕', 오뚜기 '진짬뽕', 팔도 '팔도 불짬뽕' 등 프리미엄 짬뽕라면 제품군도 지난 1월 매출이 지난해 12월보다 13.8% 늘며 반짝했지만, 2월 들어 14.6%, 3월에 23.6%, 4월에 20.5% 각각 감소했다. 
 
이 같은 매출 감소는 '계절의 변화‘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더위가 예년보다 빠른 시기에 찾아오며 국물 라면인 짬뽕라면 등의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업계에서도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 인기가 시들해진 중화 라면의 자리를 대신해 여름철 성수기를 겨냥한 '비빔면'을 앞세워 경쟁에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나선 곳은 삼양식품이다. 지난해 프리미엄 라면시장에서 뒤늦은 대응으로 쓴잔을 마신만큼 지난 3월 일찌감치 '갓 비빔'을 출시하며 비빔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갓 비빔'은 숙성시킨 제주산 무로 만든 동치미와 국내산 태양초 고추장, 풍부한 후레이크 등 고품질의 식재료 사용으로 제품력을 강화했다.
 
비빔면 시장의 74%를 차지하며 주도권을 쥐고 있는 팔도는 별도의 신제품 없이 누적판매 10억개를 돌파한 '팔도 비빔면'의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기존 가격은 유지하고 용량을 20% 늘린 '스페셜 한정판'을 출시해 완판을 기록하며 아성을 이어갔다. 
 
농심도 최근 유럽풍 퓨전 비빔면인 '드레싱누들'을 출시하며 비빔면 시장에 가세했다. 기존 비빔면과의 차별화를 시도한 제품으로 '오리엔탈 소스 맛'과 '참깨 소스 맛' 2종으로 건면에 땅콩과 깨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튀긴 면의 비빔라면보다 칼로리도 약 100칼로리 낮다. 
 
오뚜기도 진짬뽕 1억개 누적판매를 돌파한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여름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년 같았으면 6월이나 되서 찾아올 초여름 더위가 올해는 4월 말부터 찾아왔다"며 "서울 한낮의 온도가 27도까지 올라가는 날이 지속되는 등 자연스럽게 여름면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도 예년보다 빨리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라고 분석했다.  
 
 
팔도 비빔면(좌)과 농심 드레싱누들. (사진제공=각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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