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삼성과 LG 최고경영진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한 인공지능(AI)에 풍덩 빠졌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개발과 투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 성과는 없다.
LG는 지난 10일 올 들어 두 번째 임원 세미나를 개최했다. 구본무 회장, 구본준 부회장, 박진수
LG화학(051910)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034220) 부회장, 조성진
LG전자(066570) 사장 등 경영진 300명이 참석한 이날의 화두는 AI. 뇌과학 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인공지능 시대의 인류와 산업'이란 주제로 딥러닝 기반의 AI 기술 현황과 향후 산업 변화 전망을 설명했다.
LG 관계자는 "학습 기반의 AI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존 산업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만큼 주력 사업과 신성장 사업의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에 참석 임원들이 공감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의 AI 학습 의지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매주 수요일 오전 열리는 사장단 회의에 한 달에 한 번 꼴로 AI와 관련한 강사들을 초청하고 있다. 지난 2월 심현철 카이스트 항공우주학과 교수를 초빙해 AI를 활용한 무인운전 강연을 들었고, 3월에는 박형주 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에게 딥러닝의 근간이 되는 수학적 사고를 배웠다. 지난달 말 심 교수의 강의를 한 번 더 청한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최승진 포스텍 교수에게 '딥러닝: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AI 기술 관련 강연을 청취했다.
지난 3월 이세돌 9단과의 대국으로 화제를 모은 구글 알파고는 인간 두뇌를 모방한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했다. 사진/뉴시스
경영진들의 AI 학습에 발맞춰 실무 단계에서도 연구·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 모두 AI 관련 연구조직 강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올 초 소프트웨어 연구센터 산하에 '인텔리전스팀'을 신설했다. AI 관련 외부 자문을 담당하다 삼성전자로 소속을 옮긴 이근배 전 포스텍 교수가 수백명 규모의 연구팀을 이끈다. 이들은 애플 '시리', 구글 '나우'와 비슷한 지능형 개인비서 서비스 '인텔리전트 퍼스널 어시스턴트(IPA)'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미래정보기술(IT)융합연구소 명칭을 인테리전스연구소로 변경했다. 명칭 변경 이후 AI와 가전, AI와 스마트폰 접목 기술 연구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술 습득을 위한 해외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하다.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삼성벤처투자는 지난 5년동안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금액을 AI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비캐리어스(2000만달러), 지보(2530만달러) 등 투자 규모가 알려진 것 외에 이디본, 말루바, 익스펙트랩스 등 10곳 이상에 수억달러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3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AI와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인수합병 대상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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