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다음 시즌 과제는 '움직임'
"공 없을 때 연계 위한 플레이 중요"
리우올림픽 출전도 비시즌 변수
2016-05-17 13:58:07 2016-05-17 13:58:07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막을 내리면서 손흥민(24·토트넘)의 첫 시즌 적응기도 마무리됐다.
 
손흥민은 지난 15일(한국시간) EPL 38라운드 뉴캐슬과 원정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전반 45분만 뛴 채 교체되면서 시즌을 마감했다. 이날 손흥민은 다소 무거운 몸놀림을 보이면서 기대를 모았던 시즌 막판 3경기 연속골은 달성하지 못했다. 토트넘도 이 경기를 1-5로 내주면서 레스터시티와 아스널에 이어 최종 순위 3위로 시즌을 마쳤다.
 
손흥민은 올 시즌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컵대회와 유로파리그를 포함해 8골 5도움을 기록했다. EPL로만 보면 4골 1도움에 그쳤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이어온 3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행진도 끊겼다. 선발 출전 횟수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혹독한 주전 경쟁이 다음 시즌에도 이어질 분위기다.
 
지난해 이적시장에서 2200만 파운드(약 400억원)의 이적료 기록을 세웠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이 몸값은 아시아 선수 최다 이적료였으며 EPL 이적료 순위만 놓고 보더라도 당시 9위에 해당할 정도로 고액이었다.
 
손흥민은 EPL 데뷔전이던 지난해 9월21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질풍 같은 드리블 돌파에 이은 왼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후 터진 왼발 족저근막 부상으로 6주간의 결장을 했으며 12월29일 왓포드전까지 골을 넣지 못했다.
 
부상과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는 동안 손흥민에게 내려진 과제는 분명해졌다. 공이 없을 때 효과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토트넘은 기본적으로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공격을 선호한다. 손흥민에겐 예전 독일 시절처럼 공을 갖고 상대 진영을 직접 침투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장지현 해설위원은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에서 아쉬움이 있다. 항상 공보다 먼저 움직여야 한다"며 "토트넘은 연계플레이에 능하다. 포체티노 감독은 그 연계에 손흥민이 참여하길 바라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아쉬운 장면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케인은 올 시즌 EPL 25골을 터뜨리면서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는 EPL에서 16년 만에 영국인이 득점왕에 오른 것이다. EPL을 둘러싸고 현지에서 "외국인들의 잔치"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쏟아진 가운데 케인의 활약은 영국 팬들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현지 언론은 시즌 내내 케인의 활약과 득점 행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러한 경기장 안팎의 분위기 때문에라도 토트넘은 내년에도 케인을 중심으로 한 공격진을 꾸릴 확률이 높다. 게다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 또한 2021년까지 토트넘 지휘봉을 잡기로 계약 연장을 했다. 기존 토트넘의 전술 색채가 짙어질 참이다. 손흥민이 팀 연계 플레이와 전술에 얼마나 녹아드느냐 하는 게 주전 경쟁의 시작점이 될 전망이다.
 
손흥민이 풀어내야 할 과제는 하나 더 있다. 비시즌 체력 관리다. 토트넘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내면서 다가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력 보강에 적극적으로 나설 분위기다. 자연히 손흥민을 포함해 그 어떤 선수라도 팀 내 주전을 안심할 수 없다. 그 가운데 손흥민은 오는 8월 열리는 리우올림픽에 '와일드카드(23세 이하 선발)'로 출전한다. 시차가 큰 브라질에서의 올림픽 출전은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시즌 내내 체력 문제가 대두될 수 있기 때문에 소속 팀 훈련 과정에서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적 첫 시즌의 부침에 대해서는 "적응기"라고 답변할 수 있겠지만 두 번째 시즌부터는 몸값에 어울리는 활약이 필수적이다.
 
손흥민은 최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올림픽은 특별한 무대다. 월드컵과 아시안컵은 뛰어봤는데 올림픽은 경험하지 못했다"면서 "토트넘에서의 1년을 즐겼다. 개인적으로 운이 없었다. 올 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시즌엔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토트넘의 손흥민. 사진/토트넘 페이스북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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